인천시청 유치를 강력히 희망하며 갈등을 빚은 서구와 남구는 결국 헛물만 켜게 됐다. 신청사 유치를 둘러싼 갈등은 20대 총선을 앞두고 극심해졌다.
새누리당 서구갑 이학재 국회의원은 인천시청을 옮긴다면 지리적으로 인천의 중심에 있는 루원시티로 옮겨야 한다고 강조하며 단식까지 했다.
지지부진한 루원시티 개발 사업에 획기적인 돌파구를 마련하고 원도심 균형 발전에 긍정적 영향을 주기 위해서라도 시청을 루원시티로 옮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허종식 더불어민주당 남구갑 지역위원장은 남구 도화지구가 신청사의 최적지라고 맞받아쳤다.
2017년 준공 예정인 인천정부지방합동청사가 건립되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무엇보다 루원시티보다 땅값이 훨씬 저렴하기 때문에 신청사 건립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인천시의 판단은 시청사의 남동구 구월동 잔류로 정리됐다. 시는 시청 바로 옆에 있는 인천시교육청을 서구 루원시티로 이전시키고 시교육청 부지에 신청사를 건립하는 방안이 효율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교육청 옆 중앙공원이나 시청 운동장도 신청사 건립 후보지로 꼽혔지만 접근성과 효율성 등을 고려할 때 현재로서는 시교육청 부지에 신청사를 건립하는 방안이 가장 실현 가능성이 크다.
이를 놓고 신청사 건립을 둘러싼 지역 갈등이 미묘하게도 영남권 신공항 건설을 놓고 빚어진 지역 갈등과 비슷한 양상으로 흘렀다는 뒷말이 무성하다. 가덕도를 신공항 최적지로 꼽은 부산, 그리고 밀양을 앞세운 대구·경북·경남·울산이 치열한 유치전을 벌였지만 결국 김해공항 확장으로 결론이 난 것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루원시티를 앞세운 서구, 도화 지구를 내세운 남구가 신청사 유치에 공을 들였지만 결국에는 현청사가 있는 구월동 잔류로 결론이 났다. 그러나 신공항을 둘러싼 영남권 갈등이 어느 정도 일단락된 것과 달리 인천시청 유치를 둘러싼 갈등은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또다시 증폭될 가능성이 크다.
인천시가 재정난 때문에 신청사 건립 추진 시기를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아서 본격적인 사업 착수 전까지 서구와 남구의 갈등은 언제든지 재발할 수 있다. 벌써 정치권은 인천시의 판단에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서구 이학재 의원은 "인천의 미래 50년을 좌우할 신청사 부지 선정에 대한 연구가 이렇게 허술하게 진행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인천시가 밝힌 자료만으로는 신청사 후보지 평가 결과에 대한 타당성을 누구도 수용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비난했다.
남구 홍일표 의원도 "인천시교육청을 옮기려면 루원시티가 아니라 인천대·청운대와 8개 중·고교가 밀집한 도화지구로 옮겨야 한다"면서 "시청 이전 사업에 정치 논리가 개입된 탓에 지역 갈등만 커졌다"고 밝혔다.
인천시는 서구 루원시티에 교육행정연구타운을, 남구 도화지구에는 중앙행정기관행정타운을 조성하는 방향으로 지역균형 발전 방안을 내놓았지만 서구나 남구 모두 만족하지 않는 분위기다.
지역 인사들 사이에서는 정치인들이 선거 때마다 표를 의식해 무작정 '유치 목소리'만 높일 경우 지역 갈등은 깊어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재정난 때문에 정확한 사업 추진 시기조차 모호한 상황에서 지역 갈등만 커지고 있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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