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11시경 오명호씨(32·회사원)는 자신의 사무실에서 그날 결재할 거래처에 텔레뱅킹 후 찾아 온 손님과 함께 식사를 나갈 예정이었다. 주민번호와 인증번호, 씨크리트번호, 계좌번호, 비밀번호 등과 송금금액을 입력시켰으나 “상대 은행의 전산이상으로 거래가 되지 않는다”는 음성 멘트를 받았다.
오씨는 별 생각 없이 5분 간격으로 두 차례 더 시도했으나, 똑 같은 음성만 들었다. 오씨는 영문을 확인하고 ‘기다려 처리를 해야 하는지, 포기하고 다른 방법을 강구해야 하는지’ 판단해야 했다. 114 안내를 통해 국민은행 본점(02-2073-7114)에 전화를 연결하였다. 곧 바로 “국내 최고 은행을 뛰어넘어, 세계 일류로 도약하는 국민은행”이라는 전화방송이 몇 차례 흘러나왔지만, 곧 전화는 끊겼다. 그렇게 하기를 5~6차례 후 신 모 직원이 전화를 받았다. 오씨는 ‘전화 연결하기가 이렇게 힘든데 어떻게 국내 최고 은행인가’하는 의구심이 들어 ‘전화가 어렵게 연결됐는데, 혹시 전화 방송 멘트가 어떻게 나가는지 알고 있는가?’고 물었다. 그러자 ‘잘 모르겠다’며 고객만족팀(02-2073-7900)으로 연결해 주었다. 고객만족팀의 유 모씨는 오씨가 “국민은행에 전화 연결하기가 얼마는 어려운지 알고 있는지, 전화 방송의 멘트 내용을 알고 있는지, 고객만족의 기준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등을 묻자 “왜 그런 것을 여쭙는지 모르겠다” “답변할 이유가 없다”며 전화를 끊었다.
오씨는 다시 114에 국민은행 행장실 전화번호를 물었다. ‘행장실 전화번호는 따로 등재가 안 되어 있다’며 예의 그 대표번호를 안내해 주었다. 대표전화를 통해 행장실에 연결했으나, 행정실 비서팀의 신 모 차장이 “행장은 부재중이시다”며 “민원실이나 홍보실에 연결해 주겠다”해 오씨가 다시 “은행의 고객 불편이나 불만족 해소를 위한 최고 책임자가 누구인가?”고 따져 묻자 “은행장”이라 대답했다.
홍보팀에서는 “전산장비의 입출금 내역 고속처리를 위한 디스크에 문제가 발생해 오전 10시경부터 업무마비 상태가 되었다. 그러나 복구에 주력하느라 대책에 대해서는 어떤 것도 실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국민은행은 이날 12시51분에 정상업무를 개시했으며 일부 텔레뱅킹과 인터넷 뱅킹은 이후 2시간이 경과돼서야 복구됐다.
홍보실에서는 업무마비로 인한 고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국 1200개 지점망의 인터넷 팝업창을 통해 실시간으로 사태를 알렸으나, 안내한 예정시간(11시30분, 12시15분)을 몇 차례 어기고서야 겨우 오후 2시20분에 복구됐다. 국민은행 IT지원센터 명의로 각 지점에 보낸 팝업창을 통해 “CD공동망과 타행환 공동망은 정상 가동, 전자금융 공동망은 현재 금융결재원의 미완료된 것들을 처리 중에 있으므로 처리가 완료 되는대로 복구된다”는 사실을 알렸다. 홍보실의 이 모 팀장은 이날 “고객이 입은 피해와 불편에 대해서 어떻게 사과하고 보상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방송은 심의 기간이 필요한 관계로 내일 주요 일간 신문을 통해 우선 사과문을 게재하고, 구체적인 피해사례에 대해서는 민원접수를 받아 절차에 따라 처리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민들은 구체적인 피해에 대해 입증하기가 어렵고, 설혹 입증이 용이하더라도 시간과 비용 등의 측면에서 그냥 지난 과거 수차례(전자금융 공동망이 실시된 2003년부터 국민은행 4번, 신한은행, 외환은행, 우리은행 2번 등) 있어 왔던 전산망 마비 상태에서처럼 그냥 참고 넘어 갈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인 것인가 대해서는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 고객들은 “은행 대출시 원금이나 이자 등을 하루라도 늦게 상환하지 않을 시 연체이자 등을 부과하는 사실에 견주어 볼 때 심히 불공평한 일이다. 또한 신문 지상에 발표하는 사과문안도 실질적으로 와 닿지도 않는 것이 현실이고, 이런 일이 반복된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또한 앞으로의 이런 사태에 대해서 시민들에 어떻게 효율적으로 피해를 최소화하고 보상할 것인지 대한 대책이 미비하다는 점과 전자금융 공동망이 실시되어 편리하지만 이렇게 한 은행에서 전산 장애가 생기면 그 여파가 전체 금융망에 피해를 입힌다는 점에서 원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모으고 있다. 금융감독원 은행검사국은 이에 대한 뚜렷한 대책과 재발방지를 위한 제재조치를 마련해야한다는 지적이다.
이날 오씨는 전산망이 복구될 때까지 다른 업무를 하지 못하고 안절부절하면서 거래처 및 상사들의 독촉을 받아야만 했다. 또한 국민은행 모지점의 한 차장은 고객들로부터 하루종일 항의를 받았지만 어떤 점에 대해서도 해명할 수 없어 송구스러웠다고 한다.
/시민기자=김봉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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