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규 지시로 김형욱 권총 살해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5-05-26 21:21:45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국정원 과거사위 발표 동유럽인 2명이 파리 근교서 죽여 유신정권 말기 실종됐던 김형욱 전 중앙정보부장은 김재규 당시 중앙정보부장의 지시로 1979년 10월7일 파리 외곽의 숲 속에서 중정 현지 요원들이 포섭한 제3국인(동유럽인) 2명에 의해 권총 살해된 것으로 조사됐다.

`국가정보원 과거사건 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국정원 과거사위)’는 26일 서울 내곡동 국정원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김형욱 실종사건에 대한 중간조사결과를 발표했다.

김 전 부장의 살해사건의 윤곽이 사실상 드러남에 따라 이를 둘러싼 법적 책임을 둘러싼 논란이 일 것으로 관측된다. 과거사위 안병욱 간사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지시 여부에 대해 “박 전 대통령이 당시 미국으로 망명한 김 전 부장이 유신정권을 비난하는 데 분개하고 회고록 출간 저지를 지시했지만 직접 살해지시를 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김재규 당시 중정부장은 1979년 9월 중정의 프랑스 책임자였던 이상열 주불공사에게 김형욱 살해를 지시했다. 이 전 공사는 파리에 체류중이던 중정 어학연수생 신현진, 이만수(가명)씨로 하여금 동유럽인 2명을 포섭토록 했다.

이 전 공사는 특히 김 전 부장이 “도박자금을 빌려달라”고 요청하자 파리 샹젤리제 거리에서 만나기로 한 뒤 현지 연수생들에게 김 전 부장을 자신의 대사관 관용차로 납치, 파리 근교에서 살해토록 지시했다.

동유럽인 2명은 파리 근교의 외곽도로에서 50m정도 떨어진 숲속에서 김 전 부장을 살해한 뒤 낙엽더미 속에 사체를 유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범행 대가로 중정에 전달한 10만달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과거사위는 밝혔다.

김재규 부장은 같은해 10월13일쯤 서울로 귀환해 직접 범행 결과를 보고한 신현진씨 에게 3백만원과 20만원이 든 현금봉투를 격려금으로 지급했다.

과거사위 측은 그러나 “신현진씨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이유로 사체 유기 장소를 말하지 않고 있다”면서 “프랑스 현지 조사를 통해 가급적 유골을 수습, 유가족에게 전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과거사위 오충일 위원장은 나머지 6개 우선조사대상 사건과 관련해 “KAL858기 폭파사건과 김대중 납치사건은 워낙 (관련자료가) 방대해서 올해 중 결과가 나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부일장학회 강제헌납 및 경향신문 강제매각 등은 이미 상당부분 진실이 밝혀져 머지 않아 조사결과를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시민일보 시민일보

기자의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