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억대 토지사기 13명 검거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5-05-16 20:4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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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등 공모… 토지매도증서 위조 국유지 200만평 가 한국전쟁 당시 등기부와 지적공부가 없어진 토지의 매도증서를 위조하는 수법으로 시가 1000억원 상당의 국유지 200여만평을 가로채려 한 토지사기단과 변호사 등 8명이 구속되는 등 검찰에 모두 13명이 무더기로 검거됐다.

특히 이들은 15건의 범행대상 토지 중 6건에 대해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 1건에 대해 대법원 승소 확정판결을 받는 등 사법당국까지 속인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16일 의정부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임채원)는 일제시대 토지 매도증서를 위조, 소송을 내 국유지를 가로챈 유 모(60), 전 모(77)씨 등 토지사기단 6명을 특가법상 사기, 공문서 위조 등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또 돈을 받고 매도증서를 허위 감정한 문서감정사 김 모(65)씨를 허위 감정, 배임수재혐의로, 이들의 소송을 대리하고 알선료를 지급한 변호사 조 모(45)씨를 변호사법 위반 등 혐의로 각각 구속 기소했다.

이와 함께 검찰은 매도증서 글씨를 대필하는 등 문서 위조에 가담한 한 모(68)씨 등 3명을 공문서 위조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달아난 지 모(66·무직), 엄 모(62·무직)씨 등 일당 2명을 수배했다.

검찰에 따르면 유씨 등은 지난 2002년 초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대동리 산림청 소유 국유지 임야 2만여평 시가 300억원 상당을 사망한 전씨의 아버지가 1935년에 매입한 것처럼 매도증서를 위조한 뒤 그해 8월 위조한 매도증서를 이용, 법원에 전씨를 원고로 한 소유권 보존등기 말소청구소송을 내 2년 뒤 대법원에서 원고 승소판결을 받아냈다.

이들은 같은 수법으로 지난 1999년부터 최근까지 5년여 동안 경기도 파주와 강원도 철원 일대 15건의 국유지 200여만평의 매도증서를 위조해 소송을 내거나 소송을 준비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중 문서감정사 김씨는 유씨로부터 2600만원을 받고 위조된 매도증서가 일제 때 작성된 것으로 추정된다는 허위 감정서를 재판부에 제출한 혐의다.

또 변호사 조씨는 이들의 소송을 대리, 승소 판결을 받은 뒤 수임료로 받은 31억5000만원 가운데 9억원을 사건 브로커 김 모(64·사무장)씨에게 알선료 명목으로 지급한 혐의다.

검찰 조사결과 유씨 등은 한국전쟁 당시 등기부와 지적공부가 멸실돼 소유권이 불분명해지자 지난 1981년 정부가 소유권자가 신고하도록 공고를 냈던 데 착안, 소유주가 나타나지 않아 국유화된 토지를 범행대상으로 삼은 것으로 밝혀졌다.

유씨 등은 또 정부기록보존소에서 일제가 전국적으로 토지 소유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만든 문서인 토지조사부를 확인, 범행 대상을 물색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이 사건 주임 이원곤 검사는 “범인들은 고문서의 경우 위조를 해도 작성연대 추정 등 위조 여부를 가려내기 쉽지 않은 점을 노렸다”며 “공인된 자격이 없는 문서감정에 대한 제도적 보완과 전문인력 양성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윤한모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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