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총 內訌… ‘이수호체제’ 흔들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5-02-02 20:0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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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의원대회 폭력·욕설 난무… ‘노사관계 로드맵’ 큰 차질 폭력과 욕설로 얼룩진 지난 1일 민주노총 임시 대의원대회의 파행은 올 한해 노동풍향계를 ‘혼돈’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민주노총 내부조직의 혼선은 물론 정부가 민주노총의 참여를 전제로 추진중인 ‘노사관계 로드맵‘에도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또 최근 기아차 광주공장 노조의 ‘취직장사’ 비리에 이어서 ‘목불인견’의 패싸움까지 더해져 노동운동 자체의 도덕성마저 위협받고 있다. 때문에 비정규직법안 등 노동현안 대처에 있어 노동계가 예전처럼 결집된 단합력과 호응을 얻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민주노총 ‘강-온파’ 내홍 =당장 이번 사태로 인해 국내 노동운동 흐름을 주도해온 민주노총이 극심한 내분에 휩싸여 있다. 특히 시너와 소화기가 회의장에 등장하는 등 ‘집단 패싸움’을 방불케할 정도로 강·온파 사이의 시각 차이가 너무 커 쉽게 봉합되기는 힘든 실정이다.

이수호 위원장 등 온건파는 ‘참여 후 조건부 투쟁’ 방식으로 현 국면을 돌파하려고 했으나 표결 자체를 물리력으로 무산시킨 강경파들은 과거 방식대로의 ‘강경투쟁’을 고수, 이미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분석이다.

이수호 위원장이 ‘공약’으로 내걸고 강하게 밀어부쳤던 ‘사회적 교섭’이 강경파의 ‘비토’로 지난달 20일 정기대의원대회에 이어 2차례나 무산돼 현 집행부의 지도력도 사실상 바닥으로 떨어졌다.

여기에는 지난 98년 초 노사정위 참여시 ‘정리해고’와 ‘파견법’만 통과되고 노동계에서 얻은게 없다는 정부에 대한 뿌리깊은 불신이 깊게 작용하고 있다는 게 대다수 노동계의 인식이다.

즉, 비정규직법안 처리 등 심각한 현안이 눈앞에 있는 상황에서 ‘사회적 교섭’에 참여할 경우 98년 때처럼 ‘들러리’만 서게 될 것임에도 집행부가 ‘개량주의’에 빠져 일을 그르치려 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온건파’로 분류되는 이 위원장을 비롯한 집행부가 이번 사태의 책임을 지고 ‘총사퇴’를 선언했다는 점이다.

‘배수의 진’을 치고 재차 대의원대회를 열어 ‘사회적 교섭’ 안건을 통과시키겠다는 의지로도 풀이되는 대목이다.

민주노총은 이번 사태와 관련, 오는 4일 연맹 본부장과 상집위원이 참여하는 중앙집행위와 15일 중앙위원회를 잇따라 열어 수습방안을 찾을 계획이다. 집행부 ‘사퇴’에 대한 불신임 여부는 중앙위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만약 중앙위에서 집행부의 ‘사퇴’가 수용된다면 위원장 재선거로 이어지게 되고, 사태가 수습되기까지 ‘장기전’이 될 공산이 크다. 반면 집행위에서 재신임을 얻게 되면 이번 사태로 인해 입지가 약해진 강경파를 제압하면서 ‘이수호 체제’는 더욱 공고해질 수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4일 중앙집행위에서 ‘난장판’ 사태를 촉발시킨 일부 대의원들에 대한 징계건도 논의될 예정이어서 또 한차례 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앞선 3일에는 이번 사태에 대한 집행부의 공식 의견도 공개할 예정이다.

민주노총의 한 간부는 “일부 강경세력이 사회적 교섭을 문제삼아 집행부를 흔들기위 위한 폭거”라고 강경파를 맹비난 하기도 했다.

◇’노사관계 로드맵‘에도 타격 =민주노총의 ‘불협화음’이 거듭되면서 정부가 노동분야 역점사업으로 추진해온 ‘노사관계 로드맵‘ 구상에도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정부는 이수호 위원장의 의지가 강해 민주노총이 6년만에 ‘노사정위’에 복귀하면서 ‘대화 모드’가 자연스럽게 조성될 것으로 낙관했었다. 실제 이 위원장은 “교대제 개선을 통해 일자리를 나눌 수 있다”며 정부 정책과 맥이 닿아 있는 발언을 자주했었다.

정부는 노무현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강조한 ‘일자리 나누기’를 기조로 한 ‘로드맵’을 완성할려고 했으나 민주노총의 참여를 낙관하기 힘든 상황이 되버린 것이다.

따라서 정부는 민주노총이 ‘내홍’으로 인해 참여가 불가능할 경우 민주노총을 배제한 로드맵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 김대환 노동부 장관은 “최악의 경우 민주노총이 없더라도 올해에는 로드맵을 기필코 완성할 것”이라고 말해왔다.

그러나 ‘노-사-정’의 핵심분모인 민주노총이 로드맵에 불참한다면 로드맵의 실효성에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이와 관련, 한국노동연구원의 한 책임연구원은 “주요 주체가 빠진 상태에서 로드맵을 추진한다는 것은 정부와 사측의 부담이 될 것”이라며 “엄밀하게 보면 이번 사태가 있건 없건 간에 일방적 추진은 어려운 사안”이라고 해석했다.

◇투쟁동력 약화 =민주노총 내부가 삐걱거리면서 2월 비정규직법안 의 국회통과 시 예고한 총파업의 투쟁동력도 크게 떨어질 것이라는게 대다수의 시각. 현 집행부의 ‘리더쉽’에 생채기가 난 상황에서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할 총파업 투쟁이 원만하게 진행되기 어렵다는 게 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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