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 순순히 불면 봐줄께”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5-01-16 19:4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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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유죄 협상제’도입 추진 검찰이 수사 과정에서 중요한 정보를 제공했을 경우에 정상을 참작해 형을 줄여주는 ‘플리 바겐’(Plea Bargaining) 제도 도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대검은 배심·참심제 등 형사재판에 시민참여제도 도입이 논의되고 공판중심주의가 강화되는 추세에 맞춰 플리 바겐 도입이 검토될 시점이라고 판단하고 연구에 착수했다고 16일 밝혔다.

대검은 이를 위해 10명 가량의 자체 연구팀을 발족시키는 한편 외부전문가 용역과 법원 및 학계의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법무부에 입법추진을 건의할 방침이다.

그러나 검찰이 기소독점권을 가지고 있는 현실에서 플리 바겐까지 도입하면 검찰권이 남용될 소지가 크다는 의견도 상당해 추진 과정에서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플리 바겐이란=쉽게 말해서 죄를 인정하는 대신 형량을 감경 받는 것으로 사전형량조정제도로 불린다. 또 면책을 조건으로 증언을 취득하는 것도 넓은 의미의 플리바기닝이다. 국내에서는 후자의 기법으로 더 알려져 있다.

이 제도는 바겐(Bargaining)이란 뜻 그대로 검사와 피의자 사이에 형량을 ‘흥정’을 하는게 최대 특징. 검찰이 수사편의상 관련자 또는 피의자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거나 죄를 인정하는 대가로 형량을 줄여주거나 조정해준다.

◆검찰, “절차 신속해질 것”=검찰은 플리 바겐 제도가 도입되면 사건이 신속히 처리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를 통해 실체적 진실과 인권보호라는 두가지 검찰 목표가 조화될 수 있다는게 검찰측 논리다. 예를 들어 어떤 사건의 피의자가 자신의 죄를 순순히 인정하면 검찰이 보다 가벼운 범죄로 기소를 해줘서 검찰과 피의자 모두 ‘윈-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까다로운 수사 해결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례로 보통 ‘건넨자와 받은자’만 존재해 사실 입증이 힘든 뇌물 사건의 경우 건넨자가 자신의 범죄사실이 포함된 증언을 하면 죄를 면책해주기 때문에 그만큼 결정적인 진술을 얻어내기가 용이하기 때문이다.

검찰 관계자는 “공판중심주의가 강조되고 있으나 위증과 무고가 난무하는 현재 실정에 비춰 자칫 정의실현에 장애요소로 작용될 우려가 있다”면서 “플리 바겐이 도입되면 사건의 진실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검찰권 넘칠라”=플리 바겐 제도에 대한 부작용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기소에 대한 재량을 독점하는 기소독점주의와 기소편의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마당에 검찰권이 남용될 소지가 크다는게 주 이유다. 또 자백위주 수사로 흐르면서 인권침해의 가능성도 그만큼 높아지게 될 것이라는게 반대론자들의 주장이다.

실제 최근 박지원·권노갑씨 뇌물수수 사건 조사를 하면서 검찰이 수사에 적극 협조한 이익치 전 현대증권 회장에 대해서는 기소를 하지 않아 ‘플리 바겐’이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봐주기 논란이 일기도 했다.

아울러 외국에서 진술서를 보내온 사채업자 김영완씨와도 불구속수사를 조건으로 ‘거래’를 했다는 의혹을 불러 일으켰었다. 마약범죄 등과 같이 자백이 필수적이거나 제보가 결정적인 단서가 되는 범죄에 대해서도 사실상 플리 바겐이 행해져 왔었다.

◆외국 사례 =플리 바겐의 원조격인 미국은 90% 이상의 형사사건 처리에 활용되고 있다. 유럽의 경우는 이탈리아와 스페인이 지난 81년과 89년에 도입했으며 프랑스는 지난해 3월 도입했다. 독일은 제도를 명문화하지는 않고 판례를 통해 당사자간 협상을 허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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