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비상자에 얼음넣은 줄 알았다”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4-09-05 20:11:10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얼떨결에 받은 것이 이렇게 큰 파장을…” “누군가 던지듯이 놓고 간 굴비상자를 얼떨결에 받아 둔 것이 이렇게 크게 파장을 일으킬 줄은 몰랐어요”
현금 2억원이 담긴 굴비상자를 무심코 전달받은 안상수 인천시장의 여동생 미자(51)씨는 “굴비상자를 받은 날짜를 두고 왜 오락가락하느냐고 하지만 토요일(28일)이 확실한데 오빠가 날짜를 착각한데서 오해가 생겼다”고 밝혔다.

안씨는 이어 굴비상자를 받은 장소와 관련한 논란에 대해서도 “굴비상자를 받은 것은 우리집(302호)에서 받았다”며 “내가 경찰조사를 받은 지난 1일 저녁 경찰이 집에와 딸에게 ‘어디서 굴비상자를 받았냐’고 물었고 정황을 잘 모르는 딸이 ‘삼촌 집(602호)에서 받았겠죠’라고 말한 것이 와전됐다”고 설명했다.

안씨는 굴비상자를 받은 정황에 대해 “침대에 누워있는데 초인종이 울려 딸이 온 줄 알고 문만 열어주고 방으로 가려는데 안으로 들어오는 소리가 없어 문을 열어보니 회색 점퍼 차림에 왜소한 체격의 30대 남자가 문을 비집고 들어와 상자 2개를 문 안쪽에다 밀어 넣고는 그냥 가버렸다”며 “언론에서 전한 것처럼 ‘시장과 얘기된 것’이라든지 ‘심부름 왔다’든지 등 남자로부터 어떤 말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굴비상자를 처리한 과정에 대해서는 “굴비상자를 옮기려고 들었는데 무겁다는 생각이 들어 얼음이 들어 있는 줄 알았다”며 “얼음이 들어 있어 상하지 않을 거라 생각하고 상자를 1개씩 들어 베란다로 옮겼다”고 전했다.

그녀는 “굴비상자에 돈이 들었다는 것을 처음 안 것은 다음날 오후 9시쯤 내 집에서 귀국한 오빠와 저녁식사를 마친 뒤였다”며 “오빠에게 굴비 전달사실을 말하고 거실에서 함께 뚜껑을 열었는데 가득 담긴 돈을 보고 오빠나 나나 깜짝 놀랐다”고 밝혔다.

그녀는 “상자를 받은 다음날인 일요일 오전 10시께 교회에 가기 전 얼음이 녹았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상자 1개의 뚜껑만 살짝 열고 손가락을 넣어보니 물이 없어 ‘상하는 물건은 아니구나’라고만 생각하고 교회에 갔죠. 그 안에 돈이 들어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어요”라고 덧붙였다.

안씨는 “오빠는 돈을 보고는 ‘내일 아침 시청 클린센터에 신고하고 본인이 찾아가도록 할 테니 걱정마라’고 했다”며 “‘본인이 나타나지 않으면 어려운 사람 도와주는데 쓰일 거다’라고 나를 안심시켰다”고 회상했다.
안씨는 마지막으로 “단순히 굴비상자를 받은 일이 이렇게 커질 줄 몰랐다”며 “이 사건 때문에 많이 힘들지만 이번 사건이 부패 풍토가 사라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찬식 기자 [email protected]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시민일보 시민일보

기자의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