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차산 자락 '고구려' 묻어나와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4-08-23 20:0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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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련봉 1보루‘夫’·‘父’ 새겨진 접시류 출토 남쪽으로 한강과 풍납토성을 멀리 조망하는 곳에 위치한 서울 광진구 아차산 홍련봉 제1 보루(堡壘)에는 6세기 초중반 무렵 고구려 기와건물 최소 두 채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 5월6일부터 서울시의 의뢰로 이 일대를 조사 중인 고려대 매장문화재연구소(소장 이홍종)는 23일 현장에서 발굴설명회를 갖고 “아차산 줄기 남쪽 끝자락 구릉에 위치한 홍련봉 1보루는 고구려가 쌓은 군사시설임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조사 결과 보루는 평면상으로 남동∼북서 방향으로 긴 타원형(땅콩 모양)이었으며, 테두리를 따라 돌을 이용해 성곽을 쌓아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성곽 동남쪽 귀퉁이에서는 ‘치(雉)’라고 부르는 성벽에서 돌출된 별도 시설이 확인됐다.

치를 포함한 성벽 총둘레는 145m. 치는 규모가 사방 7m 가량으로 추정되고 있으나 인근 별장에서 설치한 물 탱크 때문에 추가조사가 불가능했다.

내부에서는 온돌 2기와 8기의 건물 및 저수시설·배수시설이 드러났다.

책임조사원인 최종택 고려대 교수는 “기와가 밀집 출토되는 양상으로 보아 건물터 중 2기는기와를 얹었던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기와는 대부분 적색이나 회색을 띠고 있으며, 일부는 높은 온도에서 구워냈음을 엿보이는 회청색 경질도 있었다.

기와류 중 연화문(蓮花文), 즉 연꽃무늬를 새긴 와당(瓦當) 3점이 확인됐다.

반쯤 조각난 채 발견된 이들 와당은 옅은 적갈색이었다.

예비군 참호시설 등으로 인한 현장 훼손이 워낙 심해 토기는 출토량이 적은 데다 완형은 한 점도 없으나 고구려계로 분류되는 것들이 압도적이었다.

이들 중 사발이나 접시류 바닥에는 여러 부호가 새겨져 있었다.

부호 중에는 ‘夫’(부)와 ‘父’(부)라는 글자도 확인됐다.

최종택 교수는 “이번 조사를 통해 두 개의 고구려 문화층을 확인했다”면서 “특히 고구려 연화문 와당이 남한 지역에서 출토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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