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여름방학 학부모들은 괴롭다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4-07-29 20: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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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어학연수·체험학습… 경제적 부담늘어 속앓이 29일 의정부, 고양, 양주시 등 경기북부 학부모들에 따르면 방학이 시작되자마자 시름이 깊어지고, 방학이 어서 끝나기만을 기다리며 학부모들 사이에선 ‘아이들 개학이 학부모 방학’이라는 말이 나돌 정도다.

중학생 2학년 남자 아이를 둔 학부모 이모씨(44·의정부시 호원동 K아파트)는 “동남아 어학연수 프로그램에 참가하기 위한 준비에 여념이 없다”며 “해외 여행으로 견문도 넓히고, 영어 어학 연수도 겸하는 것으로 아이를 위한 결정이다”고 말했다.

이씨는 또 “둘째인 초등 6학년짜리는 선행학습으로 영어와 수학 학원 수강을 선택했다. 상당한 지출을 감수하기로 한 것이다”며 “부모가 영어에 익숙치 않아 숙제까지도 도와줄 수 없는 상황이니 어학 연수나, 학원 과외는 어쩔 수 없다”면서도 “방학에 들어가니 정말로 어렵다”고 호소했다.

초등학생 학부모 남모씨(여·36·의정부시 녹양동)도 두 아이의 보습 학원과 피아노, 수영 레슨 등 예·체능 수강에 따른 추가 부담에 속앓이를 했다.

남씨는 “한달 생활비가 100만원 안팎인 상황에서 결코 적잖은 비용이다”며 “특히 수학에 아이가 관심도 갖지 않았는데 학원을 다니겠다고 조르는데다 지난 겨울방학 때 성적이 오르는 효과도 보았다”며 만족스러워 했다.
또 체험학습 등도 부담이다고 학부모들은 한결같이 하소연하고 있다.

주 5일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됐다고 하지만 지역 경제가 주름살이 깊어진 마당에 휴가를 마음대로 내기가 여간 눈치 보이지 않는다. 방학이 되면서 하루종일 아이들을 떠안을 처지에 놓여 있는 맞벌이 부부는 괴롭다.

피서도 가야 하고, 유적지 등 견학도 해야 하며 직장의 어려운 사정으로 등을 떠밀리다시피해 휴가를 얻었더라도 쥐꼬리만한 휴가비에 한푼이 아쉬운 판에, 떼를 쓰는 아이의 의사를 무시할 수 없어 이도저도 결단을 쉽게 못 내리고 있다.

초등학생 1,4학년 아이를 둔 학부모 유씨(여·38·고양시 일산구)는 “방학 과제물인 체험학습 보고서를 제출하기 위해 유적지 등을 돌아봐야 하는데, 그 시간을 만들 수 있을 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학부모 이모씨(39·의정부시 신곡2동)는 “초등학생 2, 4학년을 전라도의 모 방학캠프에 일주일 동안 보내기로 했다”며 “맞벌이 하는 상황에서 시간을 내기 어려워 부득이하게 내린 결론이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전국 학부모회 의정부지회 한 관계자는 “7차 교육과정 시행으로 학교별로 체험 학습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방학 과제물도 증가했다”며 “학원 수강비도 부담이지만 체험학습 과제물이 하나 둘이 아니여서 무시 못 할 시간과 비용을 대야 한다”고 말했다.

/윤한모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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