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산성 行宮 우실터 훼손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4-06-08 19:2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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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성(국가사적 제57호) 행궁(行宮)의 사직(社稷)을 모시던 우실터(右室址)에 수돗물을 공급하는 배수지가 들어서면서 문화재적가치가 높은 역사유적이 훼손됐다.

8일 경기도 광주시와 문화재청에 따르면 시는 2000년 2월 중부면 산성리 일원의 남한산성 유적 보존 및 복원을 위해 지표조사를 실시, 행궁으로부터 약 500m 떨어진 곳에 있던 우실터(160평)를 확인했다.
시는 지표조사를 통해 우실터를 확인하고 보고서까지 펴냈으나 이듬해 7월 산성리 일원에 수돗물을 공급하는 배수지(351평)를 건설하기 위해 문화재청에 국가지정문화재 현상변경허가를 신청했다.
문화재청은 같은 해 8월 시가 신청한 자료를 토대로 현장조사 없이 현상변경 허가를 내줘 배수지 공사를 승인했다.

우실터에는 지난해 3월 배수지가 완공됐으며 우실터는 어처구니 없는 문화재행정으로 지상은 물론 지하까지 전체 면적의 60~70%가 훼손돼 발굴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지표조사 당시 우실터에는 기와조각(와편)이 발견됐으나 초석(礎石)이 보이지 않아 복원을 위한 발굴조사 필요성이 제기된 바 있다.

현상변경 허가조건에는 ‘공사중 매장문화재가 발견될 때 즉시 공사를 중지하고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문화재청에 신고해야 한다’고 명시됐지만 무시됐다.
우실은 종묘(역대 왕과 왕비의 신주)를 모신 좌전(左殿)과 더불어 사직(社稷·땅의 신과 곡식의 신)을 모시던 왕실의 사당이다.

조선시대 행궁(임금이 궁궐을 떠나 머물던 곳) 가운데 ‘종묘사직’을 갖춘 곳은 남한행궁이 유일하며 이 때문에 남한행궁은 임시 도성이자 제2의 궁궐 기능까지 한 것으로 추정된다.
남한행궁 우실은 숙종 37년(1711년) 좌전과 함께 건립된 것으로 남한지(1846년)와 고종대군도(1872년), 남한지도(19세기·이상 규장각 소장) 등에 기록돼 있는 주요유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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