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童心’ 도박판에 멍든다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4-06-02 21: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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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市 초교앞 문구점 ‘미니오락기’에 푹 빠져 체육복권, 로또복권 등 사회 전반에 걸쳐 사행심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어린이들마저 도박판에 노출, 내몰리고 있어 대책마련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20일 오후 1시20분께 의정부 J초교 정문 일대 문구점들.

문구점 앞에 내놓은 ‘미니 오락기’마다 수업을 마친 하교길 어린이들이 4∼5명씩 몰려 왁자지껄했다.

한 어린이가 게임기에 100원짜리 크기의 모형 금속메달 주화를 넣자 게임기 안의 화살표가 돌아간다. 순간 버튼을 누르자 화살표는 ‘4’라는 숫자에서 멈췄고, 4개의 메달이 쏟아졌다.

이 어린이는 게임기 위에 10여개의 메달을 놓고 연신 게임기 화살표를 돌린다. 그렇지만 10분이 채 못돼 메달은 바닥났고, 다른 아이가 곧바로 그 자리를 꿰찼다.

어린이들이 사용하는 메달은 현금 100원과 똑같이 사용할 수 있어 문구점에서 다른 물건이나 과자로 교환할 수 있다. 게임방식만 다를 뿐 사실상 성인 오락실과 다를 바 없는 ‘미니 도박장’인 셈이다.

가뜩이나 사회 전반에 걸친 경기침체때문에 우후죽순 생겨난 복권 등으로 사행심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어린이들마저 ‘도박’에 노출돼 있다.

인근 H문구점 앞에서 게임에 열중이던 의정부 S초교 4학년 이 모(10)양은 “거의 날마다 하교길에 이 게임을 한다”며 “오늘도 1500원이나 썼다”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이양은 또 “어떤 날은 3000원까지 써봤다”며 자랑 아닌 자랑을 늘어놓았다.

이양이 하는 게임기도 게임방식에 약간 차이는 있지만 모형주화를 넣고 버튼을 누르면 불빛이 켜지는 숫자만큼 메달이 밖으로 쏟아졌다.

친구인 김 모(10)양도 “같은 반에도 돈만 있으면 이것(오락기)을 하는 아이들이 많다”고 말해 어른들의 무책임한 상술이 아이들을 유혹해 ‘도박교육’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해 H문구점 주인 손씨는 “가뜩이나 장사도 안되는데 오락기마저 없으면 아이들이 오질 않는다”며 “대개 오락기는 다른 업자가 설치하고 일정 수수료만 받는다”고 하소연했다.

무엇보다 이 같은 오락기에 대해 단속의 손길이 미치지 않고 있어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특히 업자들은 문구점에 오락기를 2대까지 행정당국의 허가없이 설치할 수 있다는 점을 악용, 오락기를 설치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행정기관들도 이 같은 ‘미니 슬롯머신’에 대해 제대로 현황파악을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한 시청 관계자는 “심의를 받은 기기라도 칩만 간단히 조작하면 얼마든지 조작이 가능하다”며 “전문가가 아닌 이상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윤한모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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