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실시된 17대 총선에서 자신의 소중한 주권을 행사한 국민들은 이날 저녁 TV 앞에 모여 어느 선거보다 아슬아슬하게 진행되는 박빙의 승부를 손에 땀을 쥐고 지켜봤다.
이날 오후 6시 각 방송사의 출구조사 결과가 일제히 발표되자 가정과 식당 등에서 TV를 지켜보던 유권자들은 출구조사 결과와 자신의 예상한 정당별 의석수, 당선 예상자를 비교해가며 흥미진진하게 개표방송에 눈과 귀를 집중했다.
전국 243개 지역구의 개표소에서 투표함이 일제히 열리고 후보자별 득표상황이 윤곽을 드러내면서 예상밖으로 열린우리당이 큰 폭으로 한나라당을 의석수에서 따돌리자 “탄핵에 대한 심판”이라는 의견과 “거대 여당 체제가 됐다”는 우려가 교차됐다.
특히 진보정당인 민주노동당의 원내 진입이 확실시되자 유권자들은 “우리 정치에도 이념과 정당노선의 스펙트럼이 넓어지고 있다”며 민노당의 향후 역할과 국회의 변화를 점쳐 보기도 했다.
또 ‘설마’했던 정치 거물들이 잇따라 정치 신인들에게 고배를 마시는 결과가 나올 때마다 탄성을 지르기도 했다.
개표장에 나왔던 정당 참관인과 각 후보의 선거 사무실에서는 개표상황이 진행되면서 환호와 실망이 교차했으며 용산, 서대문구 갑·을, 강동갑, 송파을구 등 초경합지역 후보들은 TV에서 눈을 떼지 못한 채 긴장 속에 개표현황을 지켜봤다.
각 후보의 개표참관인들은 개표 상황이 속속 집계될 때마다 휴대전화로 긴급히 집계 결과를 보고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초반 열세로 나타난 후보진영은 “아직 희망은 있다”며 스스로 위안을 삼았으며 상대 후보를 누르고 일찌감치 당선이 유력해진 후보측은 환호성을 지르거나 후보를 헹가래치는 장면도 연출됐다.
이날 서울 강남 등 대도시 아파트 단지는 TV의 개표중계를 지켜보느라 밤늦게까지 불야성을 이뤘고 서울역, 강남 고속버스 터미널 등 주요 철도역과 버스터미널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 앞에도 승객들이 발걸음을 멈추고 개표 방송을 지켜봤다.
시민들은 서울지역 등 대부분 지역에서 정치신인들이 대거 당선되는 양상으로 개표상황이 전개되자 “정치개혁에 대한 국민의 열망과 기존 정치에 대한 환멸이 표로 나타난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이번에 처음 실시된 `1인2표제’에 대해 시민들은 “처음 해 본 투표라서 혼란스러웠지만 국민에게 선택의 기회를 넓혔다는 의미에서 좋은 제도였다”는 평가를 내렸다.
가족들과 함께 집에서 개표방송을 지켜본 회사원 김효성(33)씨는 “열린우리당 후보가 예상외로 많이 당선돼 놀랐다”며 “민노당의 원내 진출이 무엇보다도 신선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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