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용지 기표 순간 손도 맘도 떨렸어요”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4-04-15 23: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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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 강 일씨 첫 ‘한 표’행사 “투표용지에 기표하는 순간 마음도, 손도 모두 떨리고 이것이 민주주의라는 사실을 실감했습니다” 지난 1월 입국, 최근 탈북자 정착교육기관인 하나원을 나온 탈북자 강 일(61)씨는 15일 오전 17대 총선 투표장이 마련된 서울 강서구 방화동 느티나무교회를 찾아 설레는 마음으로 남한에서의 첫 투표권을 행사했다.

강씨는 “어젯밤에도 국회의원 후보 중 누구를 찍을 지를 놓고 동료 탈북자 2명과 4∼5시간이나 토론하는 등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끝에 지지후보와 정당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강씨는 “지난달 18일 하나원에서 출소하자마자 이렇게 빨리 투표권을 행사한 것은 그야말로 하늘이 준 기회”라며 “후보자가 당선 후에 공약을 제대로 지키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는 “북한에서 투표를 자주 해봤지만 일방적으로 한 사람을 후보로 내놓고 무조건 찬성해야 하는 북한의 강압적인 선거는 권리행사가 아니라 마음의 짐이 될 뿐”이라고 설명했다.

또 2002년 국내에 입국한 탈북자 안영옥(20·여)씨는 이날 오전 서울 송파구의 집 근처 투표장을 찾아 난생 처음으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대학 진학을 위해 요즘 학원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 준비를 하고 있는 안씨는 “북에서는 나이가 어려 투표를 하지 못했다”며 “오늘 내가 선택한 사람이 나라를 잘 이끌어 가는 의원이 됐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 2001년 10월 남편 및 아이 둘과 함께 입국한 탈북자 한문희(42·여)씨에게는 이번 총선이 2002년 대선에 이어 남한에서 맞는 두 번째 선거.

한씨는 “남한 땅에 정착하는 과정에서 많은 후회가 있었지만 요즘은 옳은 선택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고 투표를 통해서도 이를 다시 한번 느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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