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아파트 분쟁 분양가 인상 ‘불씨’로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3-02-23 13:3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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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 4단지 “일반분양가 올려 조합원 부담줄이자” 강남 재건축 아파트의 사업추진을 둘러싼 주민간 분쟁이 분양가 인상의 새로운 불씨가 되고 있다.

재건축사업 추진에 필요한 조합원 부담금을 완화하기 위해 일반분양가 인상을 통해 부담금을 완화하자는 주민들의 행동이 잇따르면서 분양가 인상의 또 다른 잠재요인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잠실 저밀도지구에서 사업추진 속도가 가장 빠른 잠실4단지 재건축조합은 오는 22일 조합원 총회를 열고 재건축 사업추진의 마지막 단계로 관리처분계획을 결의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추가부담금 인하를 주장하는 비상대책위원회가 같은날 별도의 조합원 총회를 열고 현 조합 집행부의 해임과 시공사와의 재협상을 주장할 계획이어서 사태는 복잡한 양상을 띠게 됐다.

비대위측이 이같은 주장을 펴는 근거는 도곡주공1차 재건축조합과의 형평성 문제.

잠실4단지 17평형과 도곡주공1차 13평형은 대지지분이 19평형으로 같음에도 불구하고 33평형을 배정받는 도곡주공 조합원은 2000만원을 환급받는 반면 34평형을 배정받는 잠실4단지 조합원은 6500만원을 부담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것.

비대위측 관계자는 “시공사와의 재협상을 통해 과다하게 책정된 공사비를 낮추고 일반분양가를 추가 인상하면 조합원 부담금을 완전히 없앨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비대위측의 주장은 상당한 시장불안 요소를 내포하고 있다는 것이 부동산 전문가들의 견해.

조합이 비리를 저지르거나 시공사가 공사비를 과다 책정한 사실이 있다면 철저한 조사를 통해 이를 바로잡아야겠지만 일반분양가 인상을 통해 조합원 부담금을 낮추겠다는 생각은 전체 아파트시장에 미칠 파장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2130가구를 2678가구로 새로 짓는 잠실4단지의 일반분양분은 540가구로 분양가는 평균 평당 1136만원이다.
만약 조합원 1인당 부담금을 6천500만원으로 일률 계산하고 비대위측 주장대로 이를 전부 없애기 위해서는 총 1384억원(6500만원×2130가구)의 비용을 충당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중 절반인 692억원을 공사비 절감을 통해 충당한다고 가정하면 나머지 692억원은 일반분양가 인상을 통해 채울 수밖에 없게 된다.

결국 일반분양분 한 가구당 1억2800만원씩 분양가를 인상할 수 밖에 없게 되고 잠실4단지 일반분양분의 평당가는 강남의 최고 요지인 도곡주공1차보다 비싼 평당 1600만원대로 책정된다는 결론이 나오게 된다.

문제는 잠실4단지에 이어 재건축사업 추진속도가 빠른 잠실3단지 등 다른 강남의 대규모 재건축단지에서도 이러한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어 서울지역의 아파트가격을 선도하는 강남 아파트시장의 분양가 인상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것.

닥터아파트의 곽창석 이사는 “저밀도지구의 선도단지인 잠실4단지에서 일반분양가 인상이 이뤄질 경우 다른 단지들도 경쟁적으로 분양가를 올려 연쇄적인 분양가 인상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신종명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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