先시공 後분양 ‘쉽지않다’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3-01-21 16:4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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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업체 대부분 자금조달 어려워 선(先)시공-후(後)분양제는 국내 주택업계의 ‘뜨거운 감자’가 될 수 있을 만큼 민감한 사안이다. 기존 주택사업 진행절차 자체를 뿌리째 고쳐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시공업체들은 착공전 분양을 마치고 이를 밑천으로 공사를 진행하지만 후분양제가 실시되면 공사대금을 금융기관에서 빌릴 수 밖에 없다.

이는 2∼3년간의 공사뒤 분양률을 예측하기 힘든 상황에서 그만큼 사업 위험도가 높아지게 될 수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관계자는 “다른 사람(분양 당첨자)의 돈을 갖고 사업을 하다가 자기 돈을 갖고 사업을 해야 하는 부담과 2∼3년 뒤에 현금화가 가능해지는데 따른 리스크 확대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LG경제연구원 관계자 역시 “건설업체가 대규모 아파트 단지의 공사비를 은행에서 차입하면 재무구조가 나빠지고 공사기간인 2∼3년간은 자금압박이 생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최근 대통령직 인수위가 선시공-후분양제의 도입을 검토키로 한데 대해 주택업계 내부적으로는 상당한 반향이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중견 주택업체들로 구성된 대한주택건설협회 관계자는 “주택업계에서는 현재 가장 큰 관심사항일 것”이라면서 “진행 경과 및 건설교통부의 입장에 대한 회원사들의 문의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협회 차원의 입장 표명 등 공식적인 대응이 아직 없는 것은 후분양제를 실시키로 방침이 정해진 상황도 아닌데다가 현실적으로 강행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나름대로의 기대가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현행 주택 분양제도는 무주택자들에 대한 주택공급을 촉진하려는 차원에서 마련됐으며 선분양제, 청약제도 등 골간이 서로 얽혀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고 결국 선분양제를 손보기 위해서는 전체 틀을 새로 짜야 할 판이다.

이와관련, 건설산업연구원의 김현아 박사는 “지난 77년 분양가 규제를 하면서 그 보상으로 업체에 선분양을 허용한 것”이라면서 “손을 보더라도 전반적인 차원에서 훑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분양과 관련된 금융기관의 파이낸싱 능력은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당장 후분양제가 강행된다면 주택공급이 대폭 줄어 주택 공급목표도 차질을 빚을 소지가 있다는게 업계의 판단이다.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 소비자들의 입장에서 후분양제의 당위성을 인정하면서도 금융부문 등을 보완해가면서 중장기적으로 이를 도입해야 할 것이라는데 입을 모으고 있다.

김현아 박사는 “외환위기 이후 분양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 몇몇 중소 건설사들이 분양률을 높이기 위해 후분양을 실시하기도 했다”면서 “후분양제가 확산될 수 있도록 중장기적으로 여건을 마련해 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수영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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