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중 검사 “보완수사권이 없어지면 억울한 피의자, 피해자 양산될 것”

검사 출신으로 전반기에 이어 후반기에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활동하게 된 김기표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SBS 라디오에서 “정부 입장은 보완수사권 폐지라는 전제 아래, 예상되는 문제점을 어떻게 제도적으로 보완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다만 그는 “검사의 보완 수사 요구권은 반드시 유지돼야 한다”고 개인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최근 광주에서 발생한 ‘장윤기 사건’ 사례가 검찰의 보완수사권 필요성 입증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이미 제도 논의 과정에서 충분히 예상했던 문제”라며 “중요한 것은 폐지 이후 이런 사건이 걸러질 수 있도록 제도를 설계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검사가 사건 기록을 검토하면서 이상 징후를 발견하면 직접 수사하는 대신 경찰에 다시 보완 수사를 요구하는 방식으로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며 거듭 보완수사권 폐지 당위성에 힘을 실었다.
특히 “수사와 기소를 분리한다는 것은 경찰이 수사한 사건을 검사가 독립적으로 판단하는 구조”라며 “검사가 경찰이 올린 사건을 그대로 기계적으로 기소한다면 오히려 수사와 기소가 하나로 붙는 결과가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보완수사요구권은 반드시 존치해야 하며, 오히려 실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제도를 설계하는 것이 시대적 책무”라고 기존의 입장을 반복했다.
이에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보완수사권 일부 존치 필요성을 언급한 데 대해서는 “대통령은 법조인으로서 제도 운영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우려한 것”이라며 “폐지라는 큰 방향과 상충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예외적으로 수사권을 둘 것인지, 아니면 다른 제도적 장치를 통해 보완할 것인지는 충분히 논의가 가능하다”며 “당과 대통령의 방향이 크게 다른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반면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여론의 역풍이 있지 않는 한 민주당 주도로 (보완수사권 폐지안이 포함된)형사소송법 개정안 등이 강행처리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 의원은 이날 오전 KBS 라디오에서 “광주 여고생 살인 사건에서 경찰이 말도 안 되는 방식으로 사건을 처리한 데 대해 국민들은 보완수사권의 필요성을 인식하셨을 것”이라며 “결국 여론의 걱정이 없으면 민주당은 또 마음대로 (관련 법안을 강행처리)한다고 본다”고 비판했다.
특히 그는 “보완수사권 폐지가 여당 전당대회의 중요한 이슈”라면서 “그래서 (국민의힘)의원들 선택과 상관없이 (민주당 의원들)마음대로 법안을 처리할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특히 국민의힘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광주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 사건의 실체는 대한민국 경찰의 기강 해이와 권력 남용이 어디까지 망가질 수 있는지 보여주는 참담한 민낯”이라며 “경찰의 부실 수사와 유착 의혹은 이미 충격적이고 참담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초동수사를 맡았던 경찰 형사팀장이 증거인멸 혐의로 긴급체포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최 수석대변인에 따르면 긴급체포된 경찰 팀장은 초동수사 과정에서 현직 경찰 간부인 가해자 부친과 짜고 성범죄 정황이 담긴 리얼돌과 휴대전화를 폐기하도록 도왔으며, 혈흔이 남은 범행 차량까지 그대로 넘겨줬다. 특히 사건 관련 상황을 실시간으로 유출하며 수사를 방해한 정황까지 드러났다.
이에 대해 최 수석대변인은 “이는 공권력이 조직적으로 움직여 중범죄자의 죄질을 낮추려 한 범죄행위이자 국민에 대한 명백한 배신”이라며 “경찰이 단순 살인으로 묻어버릴 뻔한 이 추악한 전모를 밝혀낸 것은 다름 아닌 검찰의 보완수사였다”고 강조했다.
이어 “검찰의 철저한 재조사가 없었다면 가해자는 강간살인이 아닌 일반살인 혐의로 가벼운 처벌을 받고 다시 사회로 나왔을 것”이라며 “피해자 가족의 억울함과 국민의 분노는 공권력의 조직적 은폐 속에 영원히 묻힐 뻔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한 “검찰의 보완수사권이 왜 존재하는지, 왜 존재해야만 하는지를 이보다 더 명백하게 증명할 수 있는 사건이 어디 있겠냐”라며 “그런데도 거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검찰 해체와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를 밀어붙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견제받지 않는 권력은 반드시 부패한다”며 “부실 수사를 통제할 대책도 없고, 피해자의 이의제기권을 보장할 방법도 없이 수사 독점권만 쥐여주겠다는 것은 개혁이 아니라 사법 체계의 파괴”라고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보완수사권 없이 성범죄 사건을 제대로 처리할 수 있을지 심히 우려된다’는 제하의 일선 검사 글이 검찰 내부망에 올라와 이목을 모았다.
김호중 서울북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 검사는 지난 3일 ‘이프로스’를 통해 “진술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의문점이 발생하면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하기보다는 당사자를 소환해 직접 진술을 듣고 사건을 처리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직접 보완 수사로 무고한 피의자를 석방한 사례를 소개했다.
김 검사에 따르면 구속 송치된 강간미수 사건을 조사하던 그는 피해자 추가 조사, 피의자 휴대전화 대화 내역 분석, 현장 CCTV 압수 등 보완 수사를 직접 진행한 결과 피해자가 영업상 불법행위를 숨기기 위해 경찰 조사 당시 ‘CCTV에 녹화 기능이 없다’고 거짓말한 사실을 확인해다. 이후 해당 사건이 비용 정산 과정의 다툼에서 비롯된 것으로 드러나 피의자를 구속취소로 석방하고 강간미수 혐의를 불기소 처분했다.
이에 대해 김 검사는 “직접 보완수사권 없이 기록 내용만 보고 피의자의 무고함을 밝힐 수 있었겠느냐”며 “경찰은 직접 공소유지를 하지 않기 때문에 법정에서 발생하는 쟁점이 무엇인지, 법정에서 피해자 진술이 어떻게 흔들리는지, 피해자에게 얼마나 구체적으로 사건에 대해 질문해야 하는지, 얼마나 구체적으로 답변을 끌어내야 하는지 등을 모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검사의 보완수사권이 없어진다면 억울한 피의자, 피해자가 양산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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