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고민정 “억울한 피해자 막기 위한 선택이지 (민주당)신념이 돼선 안 돼”
법원행정처 “부작용 보완책 필수”… 이석연 “위헌 소지 있다... 법률에 위임해야”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검찰의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를 골자로 한 형사소송법 개정안 처리를 공언했던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속도전에 돌입한 모양새지만 쉽지 않을 전망이다. 야당 반발은 물론 법안의 허점과 위헌성을 우려하는 당내 의원들과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 등의 반대 의견이 잇따르면서 잇따르면서 정치적 부담이 커진 탓이다.
이에 따라 당초 ‘5월 이전 처리 완료’를 자신했던 당 지도부의 입법 드라이브에 대한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는 기류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13일 “검찰이 가지고 있던 절대 권력을 그것 못지않은 큰 권력을 가지고 있던 경찰에게 몰아주면 결국 ‘경찰 괴물’이 탄생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장동혁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보완수사권은 경찰이 미처 발견하지 못한 수사 단서를 찾거나 미진한 수사에 대한 보완 기능만이 아니라 경찰을 견제하는 기능도 있어야 한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특히 “이제 경찰은 권력의 하수인이 돼 국민의 생명과 안전은 나 몰라라 할 것”이라며 “이미 저희가 광주 경찰청과 경찰청을 방문했을 때 경찰은 앞으로 보완수사권까지 폐지된 상황에서 그 절대 권력을 어떻게 부패한 권력으로 사용할지에 대해 그 민낯을 보여줬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런데도 민주당은 여전히 (견제는 없애고 책임은 묻지 못하는)괴물 경찰을 만들려 하고 있다”며 “진보 진영 법조계조차 우려하고 있고 대법원도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는데 오직 재명 대통령과 민주당만 문제가 없다고 밀어붙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당초 검찰개혁의 취지는 검찰에 집중된 권한을 견제할 방법을 찾아보자는 것이었다”며 “지금 민주당이 추진하는 검찰 해체와 보완수사권 폐지가 1987년에 이뤄졌다면 박종철 군의 공식 사인은 원인 불명의 심장마비가 됐을 것”이라고 과거 사례를 소환하면서 법안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정 원내대표는 “보완수사권 문제는 검찰 편이냐 경찰 편이냐의 문제가 아니라 피해자 편에 서서 장윤기 살인 사건처럼 진실이 은폐되지 않도록 최선의 범죄 수사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라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이어 그는 “그런데 지금 민주당이 추진하는 보완수사권 폐지는 경찰에 모든 수사권을 몰아주고 최소한의 견제 장치마저 무력화시키겠다는 것”이라며 “보완수사권은 피해자를 위한 최소한의 안전핀인 만큼 반드시 남겨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피해자의 편에서 범죄 수사 시스템을 원점에서 다시 설계할 것을 정부 여당에 제안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보완수사권 폐지’ 당론 추진에 제동을 거는 목소리가 분출됐다.
국회 행안위원장인 김영진 의원은 “결정된 사안은 아니니까 논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공개적으로 우려의 목소리를 낸 여당 의원만 이미 6명이나 된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변호사 출신인 이소영 의원은 “핵심 사실도 보완하지 못하고 졸속 기소를 해야 하고, 그 경우 호화 변호인단을 낀 영리한 범죄자는 공소기각이나 무죄를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개별 의원 발의안과 당 TF(태스크포스) 발의안 모두 검사가 피의자 얼굴 한 번 못 보고 기소 여부를 결정하도록 설계돼 있다”고 법안의 맹점을 지적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간단한 계좌 확인이나 범행 시간 입증 자료를 첨부하는 것도 직접 할 수 없어 경찰에 돌려보내야 한다면 기한내에 기소할 수 없다”며 “결국 검사에게 서류만 보고 기소 여부를 판단하라는 ‘서류 중심주의’ 형사 시스템을 만들자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당권 도전을 선언한 고민정 의원도 “수사·기소 분리는 억울한 피해자가 나오지 않게 하기 위한 제도적 선택이지 (민주당의)신념이 돼서는 안 된다”며 “(수사·기소 분리는)사회적 약자에 한해 제한적으로 다른 수사기관의 크로스체크가 가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 의원은 전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 대표 후보 정견 발표에서 “수사하지 않고도 검찰이 부실 수사라는 걸 어떻게 알며, 성폭행 피해자가 수사를 요구해달라고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을지 등에 대한 의문이 해결되지 않았다”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일단 폐지하고 문제가 생기면 보완하자는 것은 집권 여당의 자세가 아니다”라며 “부작용을 면밀히 검토하고 보완책을 마련한 뒤 추진하는 것이 수권정당의 모습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법원행정처와 대통령 직속 기구에서는 졸속 처리와 위헌성 등에 대한 경고가 이어졌다.
법원행정처는 국회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수사기관 권한 조정은)제도적 변화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한 충분한 보완방안이 함께 마련될 필요가 있다”며 졸속 처리에 대한 경계감을 드러냈다.
특히 헌법학자 출신인 이석연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장은 “수사 주체로서의 검사가 가진 수사권의 완전 박탈은 헌법의 체계 정당성의 원리에 반하여 위헌의 소지가 있다”면서 “헌법을 개정해 영장신청권을 검사 대신 수사기관으로 고치든지 아니면 법률에 위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현행 헌법은 수사의 핵심권한이라 할 수 있는 체포영장, 구속영장, 압수·수색영장의 신청권을 검사의 독점적 배타적 권한으로 규정하고 있다(헌법 12조 3항, 16조)”면서 이같이 밝혔다.
특히 민주당을 향해서는 “책임 있는 공당이라면 당장의 지지층 눈치나 당리당략에 매달려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공동체의 미래를 위한 기본원칙을 저버려서는 안된다”며 “심각한 국론 분열로 치닫는 우리 사회의 현안들이 법적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바탕으로 헌법과 건전한 국민 상식에 따라 논의되고 해결되기를 간절히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친명계인 민주당 홍기원 의원은 이날 성폭력, 아동청소년범죄, 스토킹, 가정폭력 등 사회적약자 범죄와 보이스피싱, 다단계판매 등 민생 침해 범죄 등 사건에 대해 예외적으로 보완수사권을 유지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안 발의를 예고했다.
홍 의원이 당 소속 의원들에게 공동발의를 부탁하는 서신을 통해 “검찰권 남용의 최대 피해자였던 이재명 대통령께서도 예외적 보완수사의 필요성을 말씀하신 이유는 분명하다”며 “검찰이 아니라 국민을 위한 예외를 만들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보완수사권 폐지는)국민을 더 안전하게 만들 때 비로소 완성된다”며 “이 개정안이 그 마지막 빈틈을 메우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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