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엄동설한에…"" 막막한 피란민들"

문찬식 기자 / / 기사승인 : 2010-11-29 16:2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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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도 주민들 '北피격사태' 장기화로 한숨만 푹푹 [시민일보] "아~비참하다." 백발이 성성한 노인은 펑펑 쏟아지는 첫 눈을 보며 말했다. 그리고는 담배 한모금을 쭉 빨아들였다. 말이 없던 노인은 창 밖을 보며 앞 날을 걱정했다.

동장군의 기세가 거세지고 있지만 오갈 곳 없는 피난민 신세에 대한 근심이다. 노인은 "창밖을 보고 있으면 참으로 근심스럽고, 비참하기 짝이 없다"며 "이 엄동설한에 어디서 살아야 할지 막막하다"고 했다. 기러기 아빠의 첫 눈도 비참하기 짝이 없다.

유모씨영민(50)는 지난 23일 사우디아라비아서 급히 날아왔다. 처자식이 있는 연평도에 포탄이 떨어진 까닭이다. 유씨는 급작스런 사고로 졸지에 피난민 신세가 됐다. 한달후면 사우디아라비아로 다시 돌아가야 하지만 아내와 아이들이 눈에 밟혀 이마저도 힘든 상황이다.

유씨는 "특별휴가를 쓰고 인천으로 날아왔지만 사건이 장기화되면서 언제 돌아갈지도 아직 정하지 않았다"며 "일도 손에 안잡히고, 걱정만 하나둘씩 늘어가고 있다"고 했다.

연평초등학교에 다니는 박모군(11)은 몸이 근질근질하다. 친구들과 한창 운동장에서 뛰어 놀아야 할 나이지만, 오늘 하루종일 찜질방에서 시간을 때웠다. 피씨방에서 게임을 즐겼고 가끔 그림도 그렸다.

집에 있으때면 아빠를 졸라 눈싸움이라도 했을텐데 11살 꼬마도 지금의 상황을 알고 있었다. 박군은 "창밖을 보니 함박눈이 내리고 있었다"며 "집에 있을때 같았으면 아빠를 졸랐을텐데, 지금은 상황이 좋지 않아 말도 꺼내지도 않았다"고 했다.

그는 또 "친구들과 운동장에서 공도 차고 예전처럼 놀고 싶지만, 오늘은 하루종일 찜질방에만 있었다"고 아쉬워했다. 함박눈 내리는 운치있는 11월 28일. 연평도 피난민들은 앞 날을 걱정하는 한숨만 연신 내쉬고 있다.

윤구영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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