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시장이 취임하면서부터 불거져 나온 개방형직위 채용 규모도 항간에 떠돌았던 만큼 대규모도 아니고 승진과 전보에서도 될 사람이 됐고 갈 사람과 올 사람이 예상대로 됐다는 평가다.
비교적 잘된 인사라는 얘기다. 특히 이번 인사를 놓고 송 시장이 지역 여론을 감안해 일부 고위 공직자에 대해서만 지시했을 뿐 실질적인 인사는 관련 공무원과 최측근에게 맡겼다는 후문도 돌고 있다.
즉 이번 인사는 송 시장이 시정과 고위 공무원에 대한 능력을 아직 검증하지 못한 단계에서 대규모로 인사하기에는 부담스러웠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이로 인해 송 시장은 이번 인사에서 자신의 의지는 잠시 미뤄두고 올 연말에 있을 정기 인사에서 자신의 뜻과 맞는 공무원으로 대폭 물갈이 하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안고 있는 문제 = 시가 이날 발표한 인사는 총 245명(보직 재발령 185명 제외)으로 3급 직무대리 2명, 3급 11명, 4급 62명, 5급 114명이다.
황의식 자치행정국장은 "학연과 지연을 벗어나 능력위주의 인사를 단행했다"며 "이는 송 시장의 방침인 경제수도 인천 건설을 실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자치행정국 산하 총무과와 자치행정과 서기관급은 모두 타 부서로 이동됐다.
'새 술은 새 부대'라는 말대로 안상수 전 시장 당시 지난 6·2지방 선거는 물론 옛 시장의 정서를 모두 털어버리겠다는 송 시장의 심중이 그대로 실현된 것으로 보인다.
학연과 지연을 벗어난 인사라고는 했지만 안 전 시장 당시 지연에 힘(?)을 얻어 소위 잘 나간다던 고위 공무원 대다수가 그늘 밑으로 가려졌다.
또 정년을 2~3년 앞둔 고위 공무원을 명퇴시켜 공사·공단으로 보냈던 과거와는 달리 "엄격한 검증을 거쳐 공사·공단 사장으로 임용하겠다"는 송 시장의 원칙 탓인지 기존에 조기 명퇴대상이었던 고위 공무원들이 명퇴없이 정년까지 근무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과거 같으면 올해 명퇴대상으로 거론됐을 부이사관급 이상 고위 공무원은 1952년생 4명이지만 이들 역시 정년까지 근무한다는 입장인 것이다. 그만큼 인사 폭이 좁아질 수 밖에 없는 형편이다.
아울러 현재 국방대학원 등 관련 기관에서 교육중인 5명의 부이사급 고위 공무원들이 올 연말 시로 복귀할 경우 인사 폭은 물론 보직 발령에도 문제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이미 웬만한 국장급 자리는 인사이동이 된데다 교육 대상자 역시 눈에 띄지 않기 때문이다.
▲공사·공단과 개방형직위 = 시는 산하 6개 공사·공단 사장을 비롯한 고위직에 대해서도 부심하고 있다. 임기를 얼마 남기지 않은 2개 기관 이외에는 나머지 공사·공단 사장에 대한 퇴임을 강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송 시장은 최근 "부채에 대해 책임지지 않고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사람에 분노한다"고 우회적으로 사퇴를 요구했지만 그렇다고 사장단을 강제로 사임시킬 수도 없는 형편이다.
그렇다고 일부 공사·공단 사장이 자진해서 사퇴한다는 것도 어쩐지 부자연스럽다. 법이 정한 임기가 있고 사퇴해야 할 명분이나 잘못이 없기 때문이다.
모 공사 사장은 "사퇴서를 내라는 연락이 왔지만 왜 사퇴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그래도 시가 강하게 사퇴를 강요한다면 극단의 대처까지 생각하고 있다"는 강경 입장을 보였다.
상황이 이같이 전개되자 과거 명퇴 대상이었던 시 고위 공무원은 정년까지 근무하겠다는 입장이어서 향후 시 인사를 더 어렵게 몰아가고 있다. 여기에다 시가 개방형 직위를 현재보다 더욱 늘려나간다면 시 인사는 더욱 꼬일 것이 뻔하다.
정원은 한정돼 있고 법적으로 임기가 보장돼 있는 직업 공무원 자리를 개방형으로 채워나간다면 인사 폭이 현저하게 줄어들게 된다. 사실 부이사관 1명이 개방형으로 대체되면 서기관급과 사무관은 물론 하위직 공무원들이 기대하는 승진은 지금 보다 더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시 고위 공무원은 "개방형은 맡겨진 업무에 능통하거나 시장의 의지에 맞는 개혁적이어야 한다"며 "개방형을 늘리는 것은 둘중의 하나다. 그러나 공무원의 틀을 너무 벗어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탄력적이면서도 능력에 맞는 공무원을 적재적소에 100% 임용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공사·공단과 명퇴 대상자들에 대한 암묵적 보장 등을 통해 그동안 시 인사가 이뤄졌다. 5기 민선시장에는 보다 현실적인 인사가 이뤄지도록 모두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태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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