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 경매시장에 투자자들 몰린다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4-02-01 20:12:39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지난 2년간 재건축아파트 시장에 거세게 불었던 투기 바람이 땅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고속철 개통과 행정수도 이전, 신국토구상 등 토지 수요를 부추길만한 각종 정책들이 쏟아지면서 개발호재를 지닌 지역에서는 땅값이 급등하고 매물이 실종되는 현상이 당연한 일처럼 돼버렸다.

더구나 토지시장에 대한 관심을 이용해 사기 행각을 펼치는 이른바 ‘기획부동산’이 판치고 있어 피해자 양산마저 우려되는 상황이다.

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수도권과 충청지역에서 각종 개발 호재가 쏟아져나오면서 해당지역의 땅값이 지난해보다 배 이상 오른 일이 예사가 돼버렸다.

오름세를 보이는 지역은 크게 △오송, 장기 등 신행정수도 이전 후보지역 △천안, 아산 등 고속철도 개통지역 △평택, 오산 등 미군기지 이전지역 △판교, 김포, 파주 등 신도시 인근지역 등으로 나눠 볼 수 있다.

고속철 오송역 신설로 인해 행정수도 이전지라는 소문이 부동산시장에 파다하게 퍼졌던 충북 오송, 오창지역은 지난해 중순까지 평당 30만∼40만원하던 도로변 땅이 지금은 평당 70만~80만원, 최고 100만원까지 뛰어버렸다.

마찬가지로 행정수도 후보지로 거론되는 공주나 장기의 농지는 지난해 평당 5만∼10만원에서 지금은 평당 10만∼30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천안·아산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격상승이 주춤한 상태이지만 오는 4월 고속철 개통과 아산신도시 토지보상 개시로 인해 판교처럼 땅값이 다시 한번 요동칠 가능성을 안고 있다.

미군기지 이전이 확정된 평택 외곽지역은 도로변이나 건축가능한 관리지역이 올들어 평당 30∼40만원대로 뛰어올랐으며 오산지역에도 서울에서 오는 투자자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곳곳에 불고 있는 땅 투기 바람의 근원지로 지적되는 것은 지방 균형발전이라는 명분아래 쏟아져 나오고 있는 각종 개발계획이다.

지난해 말 행정수도 특별법 통과에 이은 신국토구상 발표 그리고 오는 4월 고속철 개통과 배후도시 개발 등은 투자자들의 관심을 토지로 돌려놓기에 충분한 호재로 인식되고 있다.

더구나 △서울과 대도시권의 대규모 그린벨트 해제 △농지전용 규제 대폭 완화 △지역특화발전특구내 건축 자유화 등 토지관련 규제완화가 잇따르는 것도 땅 투기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지난해 10·29 부동산종합대책이후 투자처를 잃은 시중 부동자금이 신규투자나 증시로 향하지 못하고 부동산시장 주변에서 맴도는 것은 땅값 상승의 또다른 요인으로 지적된다.

여기에 더해 수도권의 대규모 택지개발로 인해 천안, 아산, 광명, 김포, 파주 등 신도시나 택지지구의 보상금 수조원이 올해 쏟아지는 것은 ‘불에 기름을 붓는’ 효과를 가져올 전망이다.

2조6000억원에 이르는 판교신도시 토지보상금의 일부가 인근 토지시장으로 흘러들면서 성남이나 용인, 여주, 이천 등의 땅값이 급등세를 보였던 것이 재현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땅으로 향하는 투자자금의 행렬은 결국 재건축시장과 같은 ‘묻지마 투자’를 부추겨 피해자를 양산할 우려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했다.

아직 겨울철 비수기인데다 국세청 세무조사 등으로 인해 토지거래가 활발하지 못하지만 봄철 성수기에 접어들고 수도권 택지보상금이 계속 풀려나오면 토지시장의 과열은 시간 문제라는 지적이다.

한국개발컨설팅의 강경래 대표는 “큰손들은 이미 지난해 토지 매입을 끝내뒀다”며 “이들 중 일부는 일반투자자들이 토지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때를 기다려 시세차익을 노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남 대표는 “일반투자자들이 서서히 토지시장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시민일보 시민일보

기자의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