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도 ‘브랜드’로 승부한다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3-07-29 17:5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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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 딱딱한 이미지 순화 ‘현대홈타운, 래미안, 푸르지오, LG자이, 더 샵, e-편한세상, 롯데캐슬…’

주택업체들이 회사 이미지를 제고하고 소비자들의 감성을 자극하기 위해 각종 브랜드 아파트를 경쟁적으로 선보이면서 아파트에도 이른바 ‘브랜드 시대’가 본격 도래했다.

현대와 삼성, 대우, LG아파트 등과 같이 아파트에 그냥 단순하게 주택업체의 이름을 달던 과거와는 달리 최근 지어지는 아파트에는 특별한 의미를 담은 브랜드가 붙어 있어 웬만큼 관심있는 사람이 아니면 아파트 브랜드와 해당 주택업체를 100% 연결짓기 힘든 상황이 됐다.

29일 주택업계에 따르면 어느 것이 제1호 브랜드 아파트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업계에서는 지난 99년 말 삼성중공업 건설사업부가 선보인 주상복합아파트 ‘쉐르빌’을 브랜드 아파트의 효시로 보고 있다.

프랑스어로 편안한 주거공간 이라는 의미의 쉐르빌은 당시 이름 하나만으로도 주택업체와 실수요자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는데 이 때문인지 지금까지도 ‘∼빌’ 형태의 수많은 쉐르빌 아류 브랜드들이 유행하고 있다.

쉐르빌이 비록 이 분야 제1호로 알려지긴 했지만 브랜드 아파트 시대를 본격적으로 연 것은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2000년 3월 선보인 ‘래미안’(來美安) 이라고 할 수 있다.

래미안은 말 그대로 미래지향적이고 아름답고 편안한 집이라는 복합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데 이 브랜드 등장 이후 현대건설의 현대홈타운, 대우건설의 푸르지오, LG건설의 LG자이, 포스코건설의 더 샵, 대림산업의 e-편한세상, 롯데건설의 롯데캐슬 등의 브랜드가 잇따라 쏟아져 나왔다.

브랜드도 각자 나름대로의 의미를 갖고 있는데 순수 우리말 ‘푸르다’와 지구를 뜻하는 영어 ‘Geo’의 합성어인 푸르지오는 자연과 환경, 사람이 함께 사는 공간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음표에서 유래된 포스코건설의 더 샵(#)은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반(음)올림’ 즉, 삶의 질이 반올림된다는 뜻과 함께 업체가 고객보다 반보 앞서 생각하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주택업체들은 아파트와는 별도로 주상복합이나 오피스텔에도 각기 다른 브랜드를 사용하고 있다.

현대건설의 ‘하이페리온’(주상복합)과 ‘하이엘’(오피스텔), 삼성건설의 ‘트라팰리스’(주상복합), 대우건설의 ‘트럼프월드’(주상복합)와 ‘도씨에빛’(오피스텔), LG건설의 ‘에클라트’(주상복합), 포스코건설의 ‘포스빌’(오피스텔) 등 수도 없이 많은 브랜드들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의 딱딱한 이미지로는 소비자들의 감성을 자극할 수 없다”면서 “아파트도 회사 명성과는 별도로 특화된 브랜드로 승부하는 시대가 이미 도래했다”고 말했다.

한편 주택업체들의 이같은 아파트 브랜드화 열풍에 대해 일각에서는 지나친 브랜드화 경쟁이 분양가 상승 등 부작용을 유발하고 있다는 지적을 제기하고 있다.

한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특정 브랜드를 소비자들의 기억에 각인시키기 위해서는 마케팅 비용이 많이 들게 마련”이라면서 “마케팅 비용이 증가하면 분양가도 자동적으로 높아지는 만큼 지나친 브랜드화 경쟁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전재희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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