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 잡기’ 관련부처 총력전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3-06-30 17:4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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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시장 정부 대응책 상반기 부동산시장은 초반에는 지난해 정부가 쏟아낸 대책으로 잠시 잠잠한 듯 했으나 행정수도의 충청권 이전을 천명한 참여정부가 출범하면서 대전·천안을 진원지로 뜨겁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대전발(發) 태풍은 재건축단지가 밀집한 서울 강남지역을 강타했고 그 파급효과가 금리인하 등과 맞물려 수도권 신도시 등으로 빠르게 확산됐다.

따라서 정부도 초반에는 발화 지점인 대전과 천안을 투기지역, 투기과열지구 등으로 묶는 등 대책을 충청권에 집중하다 불길이 서울 등 수도권으로 번지자 분양권 전매 금지, 투기과열지구·투기지역 확대, 수도권 신도시 계획 발표 등의 맞불작전을 폈다.

그러나 곧바로 단행된 금리인하 조치로 백약(百藥)이 무효(無效)가 되려는 조짐이 나타나자 재건축 후분양, 주상복합아파트 및 조합아파트 분양권 전매금지, 수도권 전역 및 충청권 5개시 투기과열지구 지정, 국세청의 부동산 중개업소 입회 조사, 부동산 보유세 강화 등 정부가 내놓을 수 있는 대책은 거의 모두 쏟아냈다.

또 처음에는 건교부만 소방수로 나서 불끄기를 시도했으나 여의치 않자 국세청, 재정경제부, 행정자치부, 검찰 등 모든 소방당국이 동원돼 진화작업을 벌였고 그 결과 일단 시장을 냉각시킨 뒤 한숨을 돌리고 있는 형국이다.

투기세력도 정부 대책의 허점을 찾으려 분주했고 정부도 그 허점을 뒤늦게 땜질하느라 분주한 상반기였다.

▲초반 충청권 ‘십자포화’=새 정부 출범 후 행정수도 이전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지난해 말부터 들썩이기 시작한 충청권 부동산시장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이에 따라 1월 중순 건교부는 대전 등 충청권 6개시와 5개군 19억평을 토지거래 동향감시구역으로 지정하고 토지 과다 및 단기거래자 등 투기혐의자를 파악, 국세청에 통보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그럼에도 집값 상승세가 확산되자 2월초 대전 유성구 노은2지구를 투기과열지구로 묶은 뒤 같은 달 중순 6개시·5개군의 녹지 및 비도시지역 16억평을 토지거래계약 허가구역으로, 하순에는 대전 서구와 유성구, 충남 천안시를 양도세가 실거래가격으로 부과되는 투기지역으로 각각 지정했다.

▲중반 충청·수도권 ‘파상공격’=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재건축 아파트 값이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고 건교부는 3월 중순께 ‘강남 대체도시’로 거론되는 판교신도시 입주 가구수를 예정보다 1만가구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4월 중순 대전 서·유성구와 천안 불당·백석·쌍용동을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하고 4월말 올해 단행된 수도권 대책으로는 처음으로 서울 강남구 및 경기 광명시를 투기지역에 추가했다.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투자 열기를 일부 지자체가 주민들에 편승해 부추기고 있다고 판단, 서울시에 안전진단평가를 법에 따라 엄격히 운영하도록 지시했다.

▲후반 수도권 전역 ‘융단폭격’=5월초 공급 확대 차원에서 경기 김포에 480만평, 파주에 275만평 규모의 신도시를 조성하겠다는 발표가 나왔다.
같은 날 수요 관리를 위해 투기과열지구에서 아파트 소유권 이전 등기가 완료될 때까지 분양권 전매를 금지하는 조치를 내렸고 이어 수도권과 충청권에서 땅 투기를 한 혐의가 있는 3만5000명의 명단도 국세청에 넘겼다.

그러나 김포·파주가 강남을 대체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과 함께 곧바로 단행된 금리인하로 480조원에 달하는 시중 부동자금이 부동산에 급속히 쏠리려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건교부는 부랴부랴 재건축 아파트는 공정의 80%가 끝난 뒤 분양하고 300가구 이상 주상복합아파트의 분양권 전매도 제한하는 극약처방을 내리는 동시에 투기과열지구도 섬과 접경지역 등 극히 일부를 제외한 수도권 전역과 충청권 5개 시·군으로 확대하는 조치를 취했다.

다른 부처도 적극 나서 재경부는 5월말 주택 투기지역을 서울 송파·강동·마포구와 경기 수원·안양·안산·과천·화성시 등으로 확대하고 토지 투기지역에 천안을 처음 지정했으며 6월초 서울 4개구, 인천 2개구, 경기 5개시 및 2개구, 충북·경남 각 1개시 등 15곳을 또 추가, 시장안정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여줬다.

국세청은 3000명을 투입, 부동산 중개업소에 대해 사상 첫 입회조사를 벌여 수세에 몰린 중개업자들이 ‘고위공직자 부동산 투기실태를 공개하겠다’고 반발하는 상황까지 빚어졌다.

게다가 검찰이 관행화된 ‘이중계약서’를 작성한 1300여명을 무더기 적발한 것은 우연의 일치일지라도 부동산시장이 주무대인 각종 세력을 더욱 위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하반기 시장이 어떻게 움직일지, 이에 대해 정부가 어떻게 대처할지에 ‘집을 통해 불로소득을 얻으려는’ 투기세력과 ‘내 집을 마련하려는’ 실수요자의 관심이 모두 집중되고 있다.
전재희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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