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 부담금을 줄이고 분양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조합원들의 요구가 무리한 분양가 인상으로 이어지면서 이제 건설업체에 이어 재건축조합이 아파트가격 인상의 주범이 되고 있다.
▲강북도 ‘평당 2500만원’ 시대 = 8일 업계에 따르면 용산구 이촌동 한강맨션 재건축추진위원회는 최근 이 재건축사업에 입찰하려는 건설업체들에게 ‘평당 2500만원’의 분양가를 권고하는 공문을 보냈다.
분양가 책정은 시공사 자율이지만 ‘적정 평균 분양대금은 평당 2500만원으로 판단돼 입찰제안서 작성시 참고하기 바란다’는 문구를 집어넣음으로써 사실상 고가 분양을 압박한 셈이다.
추진위는 이와 함께 입찰에 참여하는 건설업체들에게 100억원의 입찰 보증금을 내게 하고 ‘참여규정 위반으로 입찰자격이 박탈될 경우 입찰보증금을 추진위에 귀속시킨다’는 규정까지 만들었다.
시공사 입장에서는 추진위 말을 듣지 않을 경우 100억원을 날릴 수 있으니 순순히 말을 들으라는 ‘무언의 협박’으로 여겨질 수 있는 규정.
결국 무리한 참여 규정에 건설업체들이 반발, 7일로 예정됐던 입찰은 유찰되고 말았지만 이번 사태는 최근 서울지역 재건축사업장에서 벌어지는 행태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이에 앞서 조합원 부담금 문제를 둘러싸고 기존 재건축조합과 비상대책위원회간에 날카로운 대립이 벌어졌던 잠실4단지도 조합원들의 요구가 분양가 인상을 불러오고 있다.
비대위측은 일반가구수, 입지조건 등에서 잠실주공보다 조건이 유리한 도곡주공과의 비교를 통해 조합원들이 재건축 부담금을 한푼도 내지 않아도 된다는 주장을 폈다.
이에 따라 당초 제시됐던 평당 1100만원대의 분양가는 조합원들 사이에 인기를 잃고 평당 1300만원대 인상 주장이 득세하는 실정이다.
도곡주공측도 조합원들이 “강남 최고의 입지를 가진 단지에서 당연히 최고 분양가를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하면서 평당 1600만원 이상의 분양가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분양가 인상, 집값 불안 초래 =조합원들이 이처럼 분양가 인상을 강하게 요구하게 된 것은 서울 재건축시장의 구조적인 변화가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서울에서 재건축사업을 추진할 땅이 갈수록 줄어든데다 강남, 잠실, 이촌동 등 인기지역에서 재건축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면서 시공사 입지가 줄어들고 조합원들이 목소리를 높이게 된 것이다.
여기에 일부 시공사들이 향후 손익계산을 철저히 하지 않고 무조건 시공권을 따고 보자는 생각으로 과당 경쟁을 벌임으로써 조합원들의 무리한 요구를 부추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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