짚 한 올에 깃든 삶의 지혜, 남양주에서 다시 피어나다

최광대 기자 / [email protected] / 기사승인 : 2026-04-22 14:4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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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주=최광대 기자] 남양주의 봄 들녘에서 시작된 짚 한 올이 시간의 결을 따라 엮이며, 다시 시민들 앞에 놓였다. 빠르게 변하는 도시의 일상 속에서, 잊혀져 가던 전통의 숨결이 조용히 되살아나는 자리다.

 

남양주시는 지난 21일 금곡동 ‘REMEMBER 1910’ 미디어홀에서 짚풀공예 전시회 ‘남양주 들녘, 짚으로 엮은 시간’을 열고, 사라져가는 농경문화의 미학과 삶의 지혜를 시민들과 공유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남양주시를 중심으로 남양주농업기술센터, 조안 짚풀공예 동아리, 공방 버들숲, 마을미디어 마방이가 함께 힘을 모아 마련했다. 지역 장인과 주민들이 직접 참여해 단순한 전시를 넘어 ‘함께 이어가는 전통’이라는 의미를 더했다는 점에서 더욱 뜻깊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자연 그대로의 질감을 품은 작품들이다. 짚신, 광주리, 생활 소품 등 한때는 일상 속에서 흔히 쓰이던 물건들이 이제는 하나의 예술로 자리 잡아 관람객을 맞이한다. 손끝으로 엮어낸 촘촘한 결에는 계절의 흐름과 농부의 시간, 그리고 삶을 버텨온 지혜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짚풀공예는 화려하지 않다. 대신 소박하고 단단하다. 흙에서 나고 다시 흙으로 돌아가는 재료로 만들어진 이 공예는 자연과 공존하던 삶의 방식을 보여준다. 그래서일까. 전시를 바라보는 순간, 관람객은 단순히 작품을 ‘보는 것’을 넘어 잊고 지냈던 감각과 마주하게 된다.

 

이번 전시는 단순한 전통 재현에 머물지 않는다. 산업화와 도시화 속에서 점차 사라진 생활문화를 되짚으며, 오늘날 우리가 다시 생각해볼 가치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지속가능성과 공동체, 그리고 느린 삶의 의미가 그 안에 스며 있다.

 

전시는 오는 26일까지 이어지며,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문턱을 낮춘 열린 전시는 시민들에게 일상 속 문화 향유의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지역 전통문화의 현재와 미래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짚풀공예는 우리 땅에서 자란 재료로 삶에 필요한 것을 만들어온 선조들의 정신이 담긴 예술”이라며 “이번 전시를 통해 시민들이 우리 문화가 지닌 따뜻한 생명력과 가치를 느끼길 바란다”고 말했다.

 

들녘에서 시작된 짚 한 올이 사람의 손을 거쳐 다시 예술이 되는 순간. 이번 전시는 남양주가 간직한 시간의 결을 천천히 따라가며, 우리가 어디에서 왔는지를 조용히 되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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