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검찰에 3번째로 소환된 이국철(49) SLS그룹 회장이 신재민(53)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에게 전달된 금품의 '대가성'을 놓고 10시간에 걸친 조사를 받은 뒤 귀가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검사 심재돈)는 이날 오후 2시5분께 참고인 겸 피의자 신분으로 출두한 이 회장을 상대로 신 전 차관에게 제공했다던 금품의 전달 경위, 출처, 대가성 등에 대해 추궁했다.
11일 오전 0시20분께 조사를 마치고 나온 이 회장은 "신재민씨 관련 내용 등 그동안 얘기했던 사항을 다뤘고 성실히 조사에 응했다"고 말했다.
이어 "검사장 1억 로비에 대해서도 조사받았냐"는 질문에 "다 설명하고 진술했다"고 답한 뒤 승용차를 타고 청사를 빠져나갔다.
이날 검찰은 7일 이 회장 자택과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수집한 증거자료와 9일 확보한 신 전 차관의 진술을 바탕으로 금품의 대가성 여부를 집중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과 신 전 차관이 공히 대가성을 부인하고 있지만, 검찰은 금품수수 전후로 SLS그룹 워크아웃 구명 요청 등 청탁이 있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검찰은 또 "사업가 김모씨를 통해 1억원을 검찰 고위 간부에 전달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따져 물었다. 이 회장은 2009년 10월 신 전 차관을 통해 검찰 내 인맥이 두터운 김씨를 소개받았으며, 당시 창원지검이 진행한 SLS그룹 수사와 관련해 검사장급 이상 검찰 고위인사 3명에게 1억여원을 전달했다고 주장해왔다.
이같은 주장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두 사람 사이 금전거래에 대가성이 인정되고, 나아가 당시 공직자(문화부 차관) 신분이었던 신 전 차관에게는 형법상 알선수뢰죄가 적용될 여지가 있다.
이밖에도 검찰은 SLS그룹 워크아웃 과정에서 권재진(58) 법무부 장관이나 금융권의 개입이 있었는지와 전날 이 회장이 일부 공개한 비망록의 진위 여부도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이 회장은 신 전 차관에게 10여년간 10억원대 돈과 상품권, 차량, 여행경비, 법인카드 등을 제공했다고 주장해왔다. 또 신 전 차관이 곽승준(51) 미래기획위원장, 임재현(42) 청와대 정책홍보비서관 등에게 줄 상품권을 요구해 2008년 추석과 2009년 설에 5000만원 상당 상품권을 전달했다고도 강조했다.
이 회장은 또 2009년 박영준(51) 전 지식경제부 차관이 일본에 출장 갔을 당시 SLS그룹 현지법인을 통해 400만~500만원을 들여 접대했다고도 주장했다. 이로 인해 이 회장은 박 전 차관, 곽 위원장, 임 비서관에 의해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당한 상태다.
이밖에도 이 회장은 '권재진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 시절 SLS그룹 워크아웃에 대한 기획수사를 벌여 회사를 뺏겼다' '검찰 고위간부들에게도 돈을 전달했다' '검찰과 정관계 인사들의 비리가 담긴 비망록 5권을 가지고 있다' 등 내용의 폭로를 거듭해왔다.
검찰수사에 불만을 품고 있는 이 회장은 SLS그룹 기획수사와 관련해 권 장관을 검찰이 아닌 경찰에 고소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한편 검찰은 의혹의 중심에 선 신 전 차관을 9일 소환해 17시간 가까이 조사했다. 조사과정에서 신 전 차관은 "이 회장으로부터 일부 금품과 편의를 제공받은 것은 맞지만 대가관계가 아닌 친분에 따른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현재 검찰은 신 전 차관을 다시 불러 이 회장과 대질심문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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