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검찰에 소환된 신재민(53)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17시간 가까운 강도 높은 조사를 받고 10일 오전 2시50분께 귀가했다.
신 전 차관은 검찰 조사에서 이국철(49) SLS그룹 회장으로부터 일부 금품과 편의를 받았다고 시인하면서도, 알려진 것과 달리 적은 금액에 그치며 친분에 따른 것이었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검사 심재돈)는 9일 오전 10시께 소환된 신 전 차관을 상대로 이 회장과의 관계 등 기본적인 사실 확인부터 금품수수 여부, 시점, 경위, 대가성 등을 강도높게 추궁했다.
신 전 차관은 조사 직후 쏟아지는 취재진들의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많이 피곤하네요. 다음에 (얘기)하시죠"라는 말을 남긴 채 청사를 빠져나갔다.
신 전 차관은 기자로 있던 2002년 이 회장을 알게된 후 10여년 동안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수백만~수천만원씩 총 10억원이 넘는 돈과 상품권, 차량, 여행경비, 신용카드 등을 받아쓴 의혹을 받고 있다.
그는 이날 조사에서 친분관계 상 상품권을 받은 것 같지만 지속적으로 금품을 지원받지 않았으며, 그 안에 대가성도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친한 지인이라 차량을 빌려 잠깐 사용했을 뿐 대가로 사업상 편의 등을 제공한 사실은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 3일 이 회장이 출석해 '신 전 차관이 쓴 카드'라며 제출했던 SLS해외법인카드의 내역서를 내밀고 확인 작업도 벌였다.
신 전 차관은 일부 내역은 자신이 구매한 것으로, 카드를 몇 차례 가져다 쓴 적은 있으나 아예 전담해서 사용한 사실은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앞서 신 전 차관이 SLS법인카드 3장을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검찰은 실사용자를 가리기 위해 법원에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카드 사용처로 나온 가맹점 등에 구매 상세 내역을 요청한 상태다.
검찰 관계자는 "지난 7일 제출을 요청해 아직 내역서를 받지 못했지만, 받으면 상품 구입자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 전 차관은 이날 조사실로 향하기 직전 '금품수수를 인정하느냐'의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예전에 검찰 출입 기자였던적 있는데 조사받으러 올 줄 몰랐다"며 착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그는 검찰 출석 2시간 전에 페이스북을 통해 "무척 억울하면서도 고개를 들기 어려울 정도로 부끄럽다"며 "제가 한 일이 죄가 된다면 (벌을) 달게 받고 도덕적으로 잘못됐다면 기꺼이 비판을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한편 이 회장은 전날 오후 2시 서울 강남구 신사동 자신의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추가 폭로를 이어갔다.
그는 "내가 구속되거나 검찰이 축소·은폐할 경우, 신 전 차관이 나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할 경우 셋 중 하나라도 일어나면 직접 작성한 비망록을 공개하겠다"며 "비망록 안에는 검찰과 정관계 고위인사들의 충격적인 비리가 담겨있다"고 주장했다. 또 "신 전 차관은 이 사건에서 100분의 1도 안된다"고도 했다.
이 회장은 10일 오전 11시 검찰에 세 번째로 출석해 조사를 받는다. 검찰은 신 전 차관의 진술과 지난 7일 이 회장의 주거지 등 10여곳의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증거물을 토대로 폭로의 진위여부를 확인할 예정이다.
이 회장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검찰이 이미 내 주변인물까지 압수수색해 자료를 가져갔기 때문에 추가로 낼 만한 증거물은 거의 없다"며 "조사에 성실히 임해 진실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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