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6일 오후 피의자신분으로 한차례 더 소환된다. 검찰과 곽 교육감은 박명기(구속) 서울교대 교수에게 전달된 자금이 지난해 선거의 후보 단일화 대가였는지 다시한번 진실공방을 벌일 예정이다.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는 5일 오전 11시에 출두한 곽 교육감을 상대로 박 교수에게 금품을 건넨 경위와 목적 등을 집중 추궁했다. 곽 교육감은 15시간에 걸친 강도높은 조사를 받은 뒤 새벽 3시30분께 귀가했다.
곽 교육감은 검찰에 들어올 때와 마찬가지로 굳게 입을 다문 채 청사를 빠져나갔다. 취재진들의 질문 세례에도 일체 응하지 않았다.
곽 교육감을 대신해 입을 연 김칠준 변호사는 "단일화 협상 결렬 이후 (박명기)후보가 사퇴하는 과정에서 교육감이 당시 알고 있던 내용을 성심성의껏 답변했다"며 "자금의 출처에 대한 질문은 없었고 녹취록 등 검찰이 확보했다는 각종 증거 제시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실무자 간 이면합의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조건없이' 단일화를 합의하는 과정에서 알고 있던 부분을 충실히 답했다"고 언급, 곽 교육감 선에서는 어떤 대가도 없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곽 교육감은 박 교수에게 2억원을 준 것은 '선의'였다는 입장을 견지한 채 관련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곽 교육감이 당초 컨디션이 좋지 않다는 의사를 전달해 5일 오후 7시께 피의자 신문 조서 작성을 위한 문답을 마쳤다. 그러나 이후 조서 검토와 영상녹화CD 확인 등이 예상보다 길어져 귀가가 늦어졌다.
김 변호사는 "교육감이 조서 문장의 어법이 맞는지까지 꼼꼼하게 검토한데다 영상녹화CD를 확인·봉인하는 절차까지 마무리 하느라 (시간이) 많이 길어졌다"고 설명했다.
곽 교육감은 이날 오후 1시30분께 다시 검찰에 출두할 예정이다. 김 변호사는 "가능한 약속시간을 맞추겠지만 건강상태 등에 따라 다소 유동적일 수 있다"며 "다만 적극적으로 수사에 임한다는 입장은 변함없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곽 교육감을 다시 불러 박 교수에게 건넨 자금을 어떻게 마련했는지, 실무진끼리 단일화에 대한 이면합의가 있었다는 정황을 보고 받았는지, 받았다면 시점은 언제인지 등을 캐물을 예정이다. 박 교수와의 대질은 염두하지 않고 있다.
검찰은 6일 조사를 마무리하고 가능한 당일 밤, 늦어도 7일에는 곽 교육감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적용 법조는 공직선거법 제 232조 후보자매수죄다. 검찰 관계자는 "5일 소환조사를 통해 핵심적인 혐의 사실은 소명됐다"며 "(신병처리 여부를 결정하는데) 한번의 추가 소환으로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검찰은 곽 교육감 및 주변인물의 자택을 압수수색해 입수한 증거와 관련자들의 진술 등을 종합해볼 때 혐의를 입증할 만한 실탄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이 사건을 지휘하고 있는 공상훈 전 2차장검사는 "확보할 만한 인적·물적 증거는 모두 갖췄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곽 교육감은 후보 단일화의 대가로 최측근인 한국방송통신대 교수 강모씨를 통해 당시 상대 후보였던 박 교수에게 올해 2~4월 총 2억원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이밖에 곽 후보 선거캠프 회계책임자였던 이모씨와 박 교수의 선대본부장을 맡은 양모씨가 지난해 5월18일 단일화 협상이 공식 결렬된 직후 따로 만나 자금 등을 약속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현행 공직선거법 제265조는 곳간을 쥔 회계책임자가 금전이나 공직을 대가로 후보자 매수 행위를 하면 후보자의 당선을 무효로 하고 있다. 만약 곽 교육감이 무죄를 선고받더라도 이씨가 유죄로 판명날 경우 직(職)을 내놓아야 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직접적인 입장 표명을 자제했던 곽 교육감은 5일 서울시교육청을 나서며 "선의가 범죄로 곡해되는 것에 대해 저의 전 인격을 걸고 진실을 밝히겠다"는 심경을 전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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