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주가 사상 최고치 향하지만 폐업 고민은 여전”

여영준 기자 / [email protected] / 기사승인 : 2026-06-21 11:47:58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보유세-양도세 합리적 조정하는 부동산 과세 정상화 필요”

[시민일보 = 여영준 기자]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최근 국내 경제상황과 관련해 “주가는 사상 최고치를 향하는데 폐업을 고민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많다”고 우려했다.


김 실장은 지난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올해 한국 경제의 명목 GDP 성장률이 두자릿수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숫자만 놓고 보면 환호할 일인데 이상하게 마음 한구석이 무겁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번 호황은 착시가 아니다. 글로벌 AI 투자 폭발이 반도체 수요를 끌어올렸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영업이익은 폭증했다”며 “코스피 9000포인트를 넘어섰고, 경상수지 흑자는 사상 최대 규모로 달러가 실제 들어오고 있다. 법인세 수입은 급증해 재정 여유가 생겼다. 국가채무 비율은 다시 50% 아래로 내려갈 전망이고, 1인당 국민소득 4만달러도 당초 예상했던 2028년보다 훨씬 이른 시기에 달성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그런데 이 숫자들이 낯설다. 10% 후반의 명목 성장률이라는 게 어떤 느낌인지 우리는 잊은 지 오래”라며 “더 낯선 것은 이 호황의 근원이다. 경제 전체가 좋아진 게 아니라 주로 반도체와 AI 관련 섹터가 만들어낸 숫자”라고 지적했다.


이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은 폭증하는데 동네 상가는 공실을 걱정한다. 게다가 반도체 수출 급증에 따른 증시 상승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리밸런싱을 자극하면서 과거 상식과는 반대로 원화 약세를 가져오는 역설적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대부분은 아직 관망 중이다. 주가가 선반영했고 반도체 벨트가 살짝 들썩이는 정도”라며 “그러나 하반기가 되면 분위기는 확연히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상반기 실적이 확정되고 성과급 규모가 가시화되면 사람들 마음 속에 ‘올해는 정말 다르구나’ 하는 확신이 자리잡기 시작할 것이고, 명품 소비는 살아나고 선호지역의 부동산 매수 심리도 다시 꿈틀거리기 시작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진짜 고비는 연말과 내년 초다. 성과급이 실제로 지급되고 임금 인상이 현실화되고 수출 대금이 국내로 본격적으로 유입되기 시작하면 사람들의 행동도 달라진다”며 “호황을 선반영했던 주식시장도 숨 고르기에 들어가고, 쌓여 있던 무역흑자가 국내로 환수되면서 원화가 안정을 되찾기 시작하면 관망하던 사람들이 움직이고, 지금 아니면 늦을 수 있다는 조급함도 더 넓게 퍼져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부동산 과세를 정상화해야 한다. 보유세와 양도세를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것은 필요하고 옳은 방향”이라며 “그것만으로 충분하겠나. 이번에는 빚을 내는 사람들이 아니라 현금을 가진 사람들이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 세금을 내고도 남는 장사라는 확신이 생기면 어지간한 규제로는 역부족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금리도 마찬가지다. 중동 정세가 안정되고 원화가 정상 수준을 되찾는다면 수입물가 압력은 다소 진정될 수 있다”며 “그렇다고 해도 높은 명목 성장세가 이어진다면 지금의 금리 수준이 영원히 유지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반도체가 벌어온 국부가 부동산 불로소득으로 흡수되고 성장의 과실이 소수에게만 집중된다면 이번 호황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며 “반대로 재정 여력과 기업 이익을 청년과 취약계층, 미래 산업으로 연결할 수 있다면 이번 호황은 한국 경제가 오랫동안 벗어나지 못했던 저성장의 터널을 빠져나오는 출발점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저성장에 익숙해진 나머지 풍요가 가져오는 문제를 다루는 법을 잊고 있었는지도 모른다”라며 “20여년 만에 찾아온 이 기록적 번영 앞에서 오랫동안 마주하지 않았던 종류의 선택을 다시 요구받고 있다. 역대급 호황은 그에 걸맞은 상상력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