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일보=고수현 기자]영장 없이 실시한 압수수색이라도 현행범이 임의 제출해 확보된 증거물이라면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이인복 대법관)는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 모씨(48)에 대해 징역 9년6개월에 추징금 337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형사소송법상 현행범 체포 현장이나 범죄 장소에서 소지자 등이 임의로 제출하는 물건은 영장 없이 압수할 수 있다"며 "이 경우 검사나 사법경찰관이 사후에 영장을 받을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 사건에서 검찰수사관은 이씨를 발견한 장소 근처에서 필로폰이 발견되자 곧바로 체포했다. 이는 현행범 체포로서 적법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재판부는 "또 검찰수사관이 필로폰을 압수하기 전에 이씨에게 임의제출의 의미, 효과 등에 관해 고지했다"며 "협박 등이 없는 상태에서 이씨가 이를 임의로 제출했다고 할 것이므로 압수도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앞서 1·2심은 필로폰이 발견되기 전 이씨에 대한 체포가 이뤄졌고 이후 임의제출 형식으로 필로폰이 제출됐다며 해당 증거를 인정하지 않았지만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이와 관련, 대법 재판부는 "그럼에도 원심은 검찰수사관이 이씨를 필로폰 밀수 현행범으로 체포한 것은 위법하고, 적법한 임의제출 물건이 아니라는 이유로 필로폰 등이 증거능력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지적하며 "원심의 판단에는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며 사건을 파기환송 했다.
앞서 이씨는 2011년 3~4월 두 차례에 걸쳐 필로폰 약 200g을 밀수입한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됐다. 동종 범죄로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한 바 있는 그는 재판 과정이던 2011년 8월 중국으로 달아났다.
이후 이씨는 도피 자금 등을 마련하기 위해 필로폰 6.1㎏과 함께 국내로 밀입국을 시도했으나 사전에 필로폰 밀수 첩보를 입수한 검찰에 의해 제포돼 재판에 넘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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