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외도로 30년간 별거 "별거원인 제공 배우자 이혼청구 불가"

고수현 / [email protected] / 기사승인 : 2015-12-04 23:5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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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원고 패소 원심 확정

[시민일보=고수현 기자]대법원이 장기간 별거로 사실상 부부의 혼인생활이 깨졌더라도 별거 원인을 제공한 배우자는 이혼을 청구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최근 대법원 2부(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A씨(70)가 부인 B씨(67)를 상대로 낸 이혼 등 청구소송의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4일 대법원 등에 따르면 앞서 A씨와 B씨는 1973년 5월 결혼해 3명의 자녀를 두었으나 A씨의 잦은 음주, 도박, 외도 등을 이유로 1984년 무렵부터 최근까지 별거해왔다.

A씨는 1994년부터는 옛 연인인 C씨와 함께 고향으로 내려가 현재까지 부부처럼 행세하며 지낸 반면 B씨는 별거 중에도 홀로 자녀들을 돌보며 수년간 A씨의 부모를 한 집에서 모시고 2007년께까지 종가의 맏며느리로서 시조부모 제사 등을 챙겼다.

이에 A씨는 장기간 별거로 실질적인 혼인관계가 깨졌고 둘 사이에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음에도 부인 B씨가 오로지 오기와 보복의 감정에서 이혼 청구에 응하지 않는다며 이혼을 청구했다.

이에 대해 1심은 이들 부부 사이의 혼인은 혼인의 본질인 부부 공동생활 관계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깨졌고 혼인을 계속하도록 강제하는 것이 한쪽 배우자에게 참을 수 없는 고통이 된다는 점 등을 이유로 A씨의 이혼 청구를 받아들였다.

하지만 2심과 대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2심은 "혼인관계가 깨진 주된 책임은 결혼 초기부터 잦은 외박과 외도로 가정에 소홀하다 결국 집을 나간 A씨에게 있다"며 "혼인생활의 파탄에 주된 책임이 있는 배우자는 원칙적으로 그 파탄을 이유로 이혼을 청구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상대방 배우자가 혼인을 계속할 의사가 없음에도 오기나 보복적 감정에서 이혼에 응하지 않는 경우 예외적으로 파탄에 책임이 있는 배우자의 이혼 청구가 인정되지만 부인 B씨에게 그러한 이유로 이혼에 응하지 않는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설명했다.

대법원도 "원심의 판단에 재판상 이혼원인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위법이 없다"며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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