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제보'前국정원직원 2명 벌금형

고수현 / [email protected] / 기사승인 : 2014-02-20 17:16:18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국정원직원법 혐의 유죄·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무죄 [시민일보]민주당에 국가정보원의 정치·선거개입 활동을 제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국정원 직원들이 법원으로부터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환수)는 20일 국정원직원법 등의 혐의로 기소된 국정원 전 직원 김 모씨(51)와 정 모씨(50)에게 각 벌금 200만원과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국정원직원법 혐의와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에 대한 유죄를 인정했지만,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들의 통화 내역, 국정원 내부의 CCTV(폐쇄회로) 영상 자료, 국정원 현직 직원들의 진술 등에 비춰보면 이들이 2012년 12월 '국정원 여직원 댓글 사건'이 있기 전까지 수시로 연락하며 국정원 직원들의 소속 여부, 소속 팀, 국정원 심리전단의 비상연락망 등을 유출해 공표했다는 공소사실이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국정원 직원들의 소속, 차량 운행 정보 등은 국정원 업무의 특수한 성격상 당연히 비밀에 해당한다"며 "국정원 심리전단 당직실 전화번호나 직원들의 소속 팀 등의 자료 역시 긴밀하게 사용될 필요가 있는 사정상 비밀에 해당하며 국정원 직원이 아니라면 도저히 외부로 공개될 수 없는 자료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재판부는 "정씨가 김씨에게 국정원 내부 정보를 전달한 것은 개인적 부탁에 응한 것으로 보일 뿐 선거에 영향을 미칠 의도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며 "이들의 지위, 당시 판세 등을 고려하면 이들이 당시 문재인 후보의 당선에 관여하기 위해 국정원 내부 정보를 유출했다고 볼 만한 충분한 조건이 성립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정원 직원들의 정보를 유출·누설·공표했다는 점에서 비난의 여지는 있으나 실제로 누설된 정보가 국가 안보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정도의 정보로 보이지는 않는다"며 "이들의 범행으로 인해 실제 국정원 활동에 제한이 있었던 것으로도 볼 수 없다"고 양형이유를 밝혔다.

지난 2009년 국정원에서 명예퇴직한 뒤 민주당에 입당한 김씨는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 캠프에서 근무하며 당시 국정원에서 근무하던 정씨를 통해 국정원 심리정보국 직원의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민주당에 전달한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됐다.

정씨는 김씨의 지시를 받고 2012년 11~12월 직원들을 미행해 집주소와 차량정보 등을 수집해 제공하고 '원장님 지시말씀' 문건을 메모한 뒤 전달한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앞서 이들의 결심공판에서 "국가정보를 노출시켜 국가안보를 위협한 국가 문란행위를 했다"며 김씨에게 징역 2년6월, 정씨에게 징역 2년을 각각 구형한 바 있다.

한편 정씨는 민주당의 '국정원 댓글 사건' 폭로로 문제가 불거지자 내부 감찰을 받은 뒤 지난해 2월 파면 조치됐다.

고수현 기자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