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인 배임죄' 적용범위 논란 확산

진용준 / / 기사승인 : 2013-04-08 18: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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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김승연 한화 회장에 징역 9년ㆍ벌금 1500억 구형…
일각선 "기업활동 위축"
[시민일보] 기업인들의 '배임죄' 적용범위 논란이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이는 정ㆍ재계에서 배임죄는 기업인들의 경영활동을 위축시킬 것이라는 공감 분위기가 확산되던 가운데, 최근 김승연(61) 한화그룹 회장의 항소심에서 검찰이 1심과 같은 9년을 구형하면서다.

논란의 핵심은 배임죄에 대해 어디까지를 '경영상 판단'으로 보느냐에 대한 것.

서울고법 형사7부는 최근 서울법원종합청사 417호 대법정에서 김승연 회장(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의 항소심 결심 공판을 열었다.

검찰은 항소심 선고를 앞둔 김 회장에게 1심과 같은 징역 9년에 벌금 1500억원을 구형했다.

이날 검찰은 "김 회장은 이러한 범죄를 오히려 성공한 구조조정으로 정당한 경영판단이라고 주장하지만, 총수의 차명회사에 개인 돈이 아닌 회사 자금으로 지원한 것이기 때문에 이러한 주장은 인정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 회장 변호인측은 이날 공판에서 “한유통·웰롭의 구조조정은 경영상 적법한 판단으로 봐야 한다”며 “성공한 구조조정을 배임으로 처벌한 전례가 없다”고 주장하며, 김 회장의 건강악화 등을 이유로 집행유예를 선고해 줄 것을 호소했다.

이같은 상황 가운데 앞서 정치권에서 기업인의 경영행위에 적용되는 배임죄 기준을 완화하는 내용이 포함된 상법 일부 개정안이 발의됐다.

이명수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달 27일 기업인들이 정상적 경영판단에 대해선 배임죄를 묻지 않는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법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에는 상법 282조2항에 ‘이사가 충분한 정보를 갖지 않고 경영상 결정을 내리면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고 하더라도 어떠한 이해관계를 갖지 않고 경영상 결정을 내리면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 하더라도 의무의 위반으로 보지 않는다’는 내용이 제시됐다.

기업인이 사적 이익이 아닌 경영상 판단에 따라 결정을 내렸다면 설령 회사에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배임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경영자의 판단에 대한 업무상 배임죄 적용이 '형벌 과잉'으로 죄형법정주의에 어긋나고 투자 등 기업 본연의 활동인 투자를 위축시킨다는 논란은 학계 등에서 꾸준히 제기돼왔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작년 11월 한양대에서 열린 '한국경제법학회 추계학술세미나'에서 적법 절차에 따른 경영 판단 행위를 배임죄로 처벌하지 않는다는 조항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배임죄 구성요건이 독일, 일본 등에 비해 지나치게 광범위하다"며 "기업인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파괴해 국가 경제에도 불이익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강동욱 동국대 법학대 교수는 작년 12월 학술세미나에서 "기업의 부당행위에 대해서는 엄격한 제재가 필요하지만 경영행위의 특성을 무시하면 안된다"는 의견을 내놨다.

아울러 최근 배임처벌이 기업활동을 위축시킨다는 조사 결과가 나온 바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국내기업 292개사를 대상으로 ‘배임처벌이 기업경영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 ‘기업활동을 위축시킨다’(49.0%)는 답변이 ‘준법경영에 도움이 된다’(42.8%)는 응답보다 많았다고 밝혔다.

이는 국내 기업 중 2곳 중 1곳은 기업인에 대한 배임죄 처벌이 준법경영을 제고시키기 보다는 위축시키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김 회장에 대한 선고공판은 오는 15일 오후 3시에 열린다.

진용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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