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단 이르다… 中企활용도 저조"
오는 15일이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타결된 지 1주년이 된다. 한·미 FTA는 우리나라가 체결한 FTA중 8번째로 영향력면에선 최고다. 글로벌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수출 585억 달러, 수입 438억 달러로 152억 달러의 흑자를 기록한 것도 FTA 영향이 크다. 3회에 걸쳐 한·미 FTA에 대해 조명해 본다.
對美 무역흑자 44%↑·외국인 직접투자 19%↑
【서울=뉴시스】김재현 기자 = 지난해 3월15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된 이후 우리나라에서 미국으로의 수출이 활발해지며 대(對)미국 무역흑자가 44%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직접 투자(FDI)도 20% 가까이 늘어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한·미 FTA를 '성공적인' 통상 협정이라고 단언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FTA 발효 초기 우리나라보다 미국의 개방 수준이 높기 때문에 발생한 착시 현상이라는 의견이다.
따라서 향후 한·미 FTA를 통한 경제적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활발해진 對美 수출'…무역흑자 44.3%↑
14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미 FTA가 발효된 지난해 3월 이후 올해 1월까지 대미 수출액은 533억8500만달러로 2011년 3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의 수출액 523억7600만달러에 비해 2.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이 5134억8100만달러에서 5060억3500만달러로 1.4% 줄어든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한·미 FTA 발효 이후 11개월 간 우리나라의 대미 수입액은 421억7900만달러에서 390억6900만달러로 7.3% 감소했다. 같은 기간 국내 전체 수입은 4895억4700만달러에서 4761억7300만달러로 2.7% 줄었다.
우리나라의 대미 무역흑자는 101억9800만달러에서 147억1600만달러로 44.3%나 급증했다. 같은 기간 전체 무역수지 흑자가 24.7%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2배 가까운 증가폭이다.
정부 관계자는 "국내 수출품에 비해 미국 수출품의 관세가 서서히 떨어져 수입이 크게 늘지 않았고 경기침체로 인해 국내 수요가 줄어들기도 했다"며 "이에 따라 대미 무역수지가 크게 나아졌다"고 전했다.
국내 수출 주력 품목인 자동차부품의 지난해 3월부터 올해 1월까지 대미 수출액은 52억2700만달러로 전년 동기(46억4300만달러) 대비 12.5% 늘었다. 석유제품 수출액은 29억1200만달러로 19.1%, 고무제품은 16억5300만달러로 7.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자동차 수출은 84억3200만달러에서 102억1600만달러로 21.1% 증가했으며 원동기 및 펌프(8.0%), 선박·해양 구조물 및 부품(70.2%) 등 품목의 대미 수출도 활발해졌다.
한·미 FTA 로 크게 위축될 것으로 우려됐던 농축산물 역시 수출은 늘고 수입은 감소한 모습이다. 지난해 3월부터 올해 1월까지 김치, 김 등 국내 농산물의 대미 수출액은 3억7500만달러로 전년 동기(3억3200만달러) 대비 12.9% 증가했다. 축산물은 6.6% 늘어난 3200만달러로 집계됐다.
반면 대미 농산물 수입액은 42억3200만달러로 15.1% 감소했으며 축산물 역시 14.8% 줄어든 16억8100만달러로 집계됐다. 미국산 농축산물 수입액이 줄어든 것은 미국 중서부 지방의 가뭄으로 인한 농산물 흉작, 미국산 쇠고기의 미미한 관세 인하 등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직접 투자 162억불 '사상 최대치'
한·미 FTA 시행 이후 우리나라는 외국인 투자자에게 주목받는 투자지가 되고 있다.
지식경제부는 지난해 우리나라에 대한 외국인 직접 투자 규모(FDI·신고기준)가 사상 최대인 162억5800만달러로 전년(136억7300만달러) 대비 18.9% 증가했다고 밝혔다. 도착기준 외국인 직접 투자 규모는 65억7600만달러에서 103억7600만달러로 무려 57.8%나 늘었다.
지난해 중화권(중국·홍콩·싱가포르 등)의 직접 투자액(신고기준)은 19억3900만달러에서 40억600만달러로 106.6%나 증가했다. 일본 역시 22억8900만달러에서 45억4100만달러로 확대되며 98.4%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으며 미국의 직접 투자액은 36억7400만달러로 전년(23억7200만달러) 대비 54.9% 늘었다.
지경부 관계자는 "한·미 FTA가 실시되면서 외국 기업으로부터 우리나라는 생산·수출기지로 각광받고 있다"며 "실제로 많은 외국 기업들이 일본 등을 떠나 우리나라로 직접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업종별로 보면 지난해 서비스업에 대한 외국인 직접 투자액은 95억7300만달러로 전년(72억6900만달러) 대비 31.7% 증가했다. 유통, 물류, 회계 등 비즈니스 서비스업의 외국인 직접 투자는 12억9100만달러에서 31억700만달러로 140.6% 급증했으며 금융·보험 분야는 23.8% 늘어난 21억5800만달러로 집계됐다.
제조업의 외국인 직접 투자 규모는 56억5700만달러에서 60억9700만달러로 7.7% 증가했다. 특히 섬유·직물·의류 부문에 대한 투자액이 30배 이상 증가한 3억1600만달러로 분석됐다.
◇전문가 "한·미 FTA 효과, 더 두고 봐야"
한·미 FTA가 체결된 이후 대미 수출이 활발해졌지만 아직 큰 성과를 이뤘다고 속단하기는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김형주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해 세계적인 경기 침체에서 우리나라가 일본, 중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무역 실적이 좋았지만 아직 '성공적인 FTA'라고 단언하기는 어렵다"며 "예상보다 미국 서비스 기업은 국내 시장으로 진입하는 데 소극적이었다"고 말했다.
국내 중소기업의 FTA 활용률을 높일 수 있는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이경희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국내 기업의 한·미 FTA 활용률은 60%대로 결코 높지 않다"며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원산지 증명 등 복잡한 절차로 인해 관세 인하 혜택을 포기한 채 수출 시장에 뛰어 들고 있다"고 전했다.
최성근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현재 무역을 통해 얼마나 벌었는지를 따지는 건 근시안적인 태도다. 미국이 그간의 성과를 분석한 뒤 통상 압력 수위를 높일 여지가 많다"며 "이에 대비해 IT, 가전 등 수출 부진 품목에 대한 대책뿐 아니라 중소기업이 FTA를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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