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우주 발사체인 ‘나로호(KSLV-I)’가 10년만에 발사에 성공하고 전 세계 11번째로 ‘스페이스 클럽’에 가입하면서 이제 온 국민의 관심은 순수 국내기술만으로 완성된 한국형 발사체(KSLV-Ⅱ)에 모아지고 있다.
한국형 발사체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당초 2025년으로 예상됐던 달 탐사를 2020년까지 앞당겨 시도하겠다고 밝히고 ‘나로호의 꿈’까지 실현되면서 개발시기가 2∼3년 가량 앞당겨 질 수 있을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명실상부한 자력 우주발사국이 되기 위한 시험대인 한국형 발사체 개발의 성공 관건은 뭘까.
전문가들은 의외로 기술력보다는 예산과 인력, 정부 의지 등 비(非) 기술 분야를 성공의 키로 꼽고 있다.
한국우주항공연구원 박태학 한국형 발사체 개발사업단장은 31일 “7년 안에 개발해야 하는데 기술적으로는 충분히 가능하다”며 “다만 예산과 장부의 추진 의지, 인력 확충 등이 동반된다면 시기를 앞당길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도항법장치나 상단 발사체, 킥모터 개발, 시험발사 운용 과정 등에 참여한 국내 인력들이 고스란히 한국형 발사체 사업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기술력이나 노하우, 자신감은 충분하다는게 박 단장의 판단이다.
기술 이외 분야의 중요성에는 우주항공 전문가들도 이견이 없다.
한 항공과학 전문가는 “발사체는 단순히 우주과학이나 지구탐사 등의 목적 외에도 전략, 전술적 측면도 강하다”며 “우주강국들이 수십년 들여 쌓아 올린 노하우를 (나로호처럼) 5000억원으로 사들인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정부가 말보다는 행동으로 화끈하게 밀어줘야 다음 궤도에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우주개발사업단이 세계 3번째로 인공위성을 궤도에 올릴 당시 이용한 3단식 N1 로켓이 미국의 델타로켓 기술에 의존해 개발한 점을 들어 국가정상급간 협의 등 ‘우주 외교’와 예산 지원의 필요성이 중요하다는 지적도 끊이질 않고 있다.
실제 세계 각국은 글로벌 경제 위기 속에서도 신(新) 우주개발 시대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우주개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2000년대 이후에는 중국과 일본, 인도 등 아시아가 우주개발의 새로운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연간 우주개발 예산은 2억800만 달러로 미국의 200분의 1, 일본의 17분의 1, 중국의 15분의 1, 인도의 7분의 1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인력도 관건이다. 박 단장은 “나로호에 참여한 국내 연구진이 대전과 나로우주센터를 합쳐 200명 정도 되는데 이들만으로는 자력 발사체 개발이 어렵다”며 “우주 강국들의 경우 연구인력이 우리보다 ‘0’이 하나 또는 심지어 두 개가 더 붙기도 한다”고 말했다.
즉 우리나라 연구진이 200명이면 우주개발 선진국들은 2000명, 많게는 2만명을 투입한다는 얘기로, 인력 양성과 확충의 필요성을 체감적으로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권세진 카이스트 항공우주학과 교수는 “나로호 성공 발사를 계기로 당초 2021년으로 예정됐던 한국형 발사체 개발계획이 좀 더 앞당겨질 것으로 보이고 이를 위한 예산 증액도 본격적으로 논의돼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창덕 조선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도 “순수 한국형 발사체 개발사업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며 “2025년까지 계획된 달탐사 로켓과 실용위성 개발에도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형 발사체는 높이 47.5㎝, 무게 200t의 실용위성으로, 지구 저궤도(600∼800㎞)에 투입되게 된다.
단계별 목표를 보면 1단계(2011∼2014년)에는 7t급 액체엔진을 만들고 실험설비를 구축하고 2단계(2015∼2018년)는 강력한 추진력을 낼 수 있는 75t급 액체엔진을 개발, 시험발사체를 발사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마지막 3단계(2019∼2021년)는 75t 엔진 4개를 묶는 클러스터링 기술로 300t급 1단용 엔진을 완성해 2020년과 2021년 2회에 걸쳐 한국형 발사체를 발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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