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잡기용 ‘할당관세 수입’ 생산자만 골탕

온라인뉴스팀 / / 기사승인 : 2012-04-23 16: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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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겹살파동등 되레 시장 악화… 합리적 절차·합의 전제 돼야

정부가 할당관세 수입을 통해 물가잡기에 나섰으나 실효성이 떨어져 보안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할당관세란 국내 산업보호나 물가안정 등을 위해 일정량의 수입품목 관세를 일정기간 동안 높이거나 낮추는 방식으로 운용하는 탄력관세의 일종이다.


하지만 정부가 수급계획을 잘못 세워 놓고 계획에서 엇나갈 때마다 할당관세 카드를 ‘전가의 보도’처럼 활용한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따라 농가나 농민단체는 정부가 수입 농축산물 양을 규정할때 마다 반발하는 등 충돌하고 있다.


학계나 전문가들은 “할당관세 품목을 지정하고 할당관세 물량을 정하는 데 신중을 부다 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실례를 보면 이달 초 정부는 올 2분기(4~6월)에 삼겹살 할당관세(무관세) 수입물량을 7만t으로 정했다, 대한양돈협회가 돼지 출하중단까지 선언하며 강력히 반발했다.


결국 정부는 양돈협회와 협의 하에 삼겹살 운용 물량을 7만t에서 2만t으로 줄이기로 하고, 이후 수급에 따라 할당관세 물량을 조정키로 결정해 문제를 해결했다.


이는 곧바로 정부의 수급조절 정책실패에 대한 비난여론으로 이어졌다. 정부가 처음부터 수급계획을 잘못 세웠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삼겹살 할당관세를 담당하는 농림수산식품부는 “할당관세 물량은 한계수량으로 전량 의무 수입되는 물량이 아니다”며 “시장의 탄력적 운영에 차질이 없도록 물량을 확대하여 운영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정부가 널뛰는 물가의 고삐를 쥐기 위해 상대적으로 손 쉬운 ‘할당관세’ 카드를 꺼내 들다보니 오히려 시장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지난 2007년 전까지만 해도 농림수산식품 분야의 할당관세 적용 품목은 주로 사료용 농축산물, 유지류, 주정용 등 식품가공용 원료 농산물과 같은 국내에서 생산이 되지 않는 일부 품목에만 적용 됐었다.


그런데 2007년 이후 국제 곡물가격이 상승세를 보이면서 2008년과 2009년에 할당관세 운용 품목수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정부에서 물가안정대책으로 할당관세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 할당관세 품목이 64개까지 늘었다.


최근 5년간 증가한 할당 관세 품목수를 보면 ▲2007년 18개 ▲2008년 40개 ▲2009년 59개 ▲2010년 23개 ▲2011년 64개로 지속적인 증가세다.


이는 최근 구제역과 같은 가축 전염병이나 태풍, 폭우 등 자연재해로 인해 먹거리가 위협받는 상황에 직면하면서 식량안보에 대한 국민적인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과도 연관성이 있다.


정부는 앞으로 물가안정을 목표로 농산물에만 적용하던 할당관세 부과품목을 점차 가공식품으로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이 때문에 할당관세에 대한 실효성과 적정성 논란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관세법상 할당관세 적용요건은 ▲원활한 물자수급 또는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특정 물품의 수입을 촉진할 필요가 있는 경우(산업보호) ▲수입가격이 급등한 물품 또는 이를 원재료로 한 제품의 국내 가격을 안정을 위해 필요한 경우(물가안정) 등으로 규정돼 있다.


할당관세는 ‘산업보호’와 ‘물가안정’이라는 두 가지 거시정책 목표를 놓고 벌이는 ‘시소게임’인 셈이다.


국내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생산자와 유통업자의 이익을 충분히 보장해줘야 하지만, 물가안정의 지표를 놓고 생각하면 가격이 갑작스레 상승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할당관세 품목과 물량을 결정할 때는 ‘합리적인 절차’와 ‘합의’가 필수라는 지적이 많다.


농업농민정책연구소 녀름의 장경호 부소장은 “기본적으로 (물가안정용) 할당관세는 생산자의 소득을 빼앗아 소비자에게 주는 강제 재분배 방식”이라며 “따라서 (생산자와) 합의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삼겹살 문제도 중간에 접점을 찾아 타결이 됐지만 (협회의 단체행동을) 언제까지 집단 이기주의로만 볼 것이냐”며 “미리 사전에 사회적 갈등비용을 낮추는 방법은 없었는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농식품부 유통정책 관계자는 “삼겹살 할당관세 물량을 정부에서 일방적으로 확대한 측면이 있지 않은가에 대한 반성도 있다”며 “물가관리 차원에서 매뉴얼을 마련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물가안정은 가격을 낮추는 것이 아니라 적정선에서 가격 폭등락이 없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라며 “가격불안 품목에 대한 할당관세 수입은 매우 중요한 정책수단”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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