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달 6일 ‘기름값 100원 할인’ 종료를 앞두고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지난 해 말부터 지속돼온 국제유가 급등으로 인한 서민경제 부담 가중으로 코너에 몰린 정부가 일시적인 단기대책으로 정유사로부터 기름값 100원 인하를 이끌어냈지만, 3개월짜리 대책의 약발이 점점 떨어지고 있어 정부는 다시 해법을 찾는데 골몰하고 있다.
지난 4월 관계부처 합동으로 구성한 태스크포스(TF)를 통해 내놓은 정부의 유가대책은 재탕, 삼탕 논란을 낳고 땜질식 처방이라는 혹평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그나마 정유사가 정부 압박에 못 이겨 울며 겨자먹기로 기름값 인하카드를 내놓아 당시 한 숨 돌린 지경부는 이번에 또 정유업계에 대한 ‘팔 비틀기’로 판매가 인하를 요구하는 데에는 부담을 느끼는 모양새다.
지경부는 지난 15일 수급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마련한 정유업계 간담회에서도 기름값 환원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단계적 가격 인상을 요청했지만, 정유사에 부담이 될 수 있는 기름값 인하조치 연장은 거론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지경부는 실질적으로 효력을 발휘할 수 있는 쓸 만한 카드가 제한돼 있어 전전긍긍하고 있다.
벌써부터 기름값 할인 시한을 앞둔 소비자들이 좀 더 싼 값에 기름을 채우려는 바람에 일부 주유소에선 팔 기름이 없어 시장의 수요를 맞추지 못하는 실정이다. 일각에선 주유소의 사재기와 정유사의 공급중단 등의 문제를 제기하며 수급불안 조짐이 보이고 있다.
이에 지경부는 일단 석유 비축유 방출을 결정함으로써 기름값 상승을 최대한 억제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4월말 두바이유가 배럴당 120달러를 바짝 밑돌 당시에도 비축유를 방출하지 않은 점을 감안할 때, 사실상 이번 조치는 기름값 환원을 앞둔 정부의 ‘연착륙 방안’에 가깝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지경부가 방출한 비축유 346만7000배럴은 현재 우리나라의 총 비축유 1억7300만배럴(191.3일분, 정부 및 민간비축분 합계)의 4일분에 해당한다. 지경부는 이번 비축유 방출조치에 따라 국내 정유사가 방출물량을 사들일 경우 최근 수급불안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비축유 방출조치에 대해 지경부는 “IEA 차원에서 최근 국제 석유수급 차질에 대한 대응조치(ICRP, 비상대응계획)의 일환으로 시행하는 비축유 방출조치에 동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사우디 등 일부 OPEC 국가가 증산약속을 하고 있으나 계절적 수요증가를 반영한 공급부족분을 충족하기에는 미흡한 수준이기 때문에 단기적인 수급차질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국제공조를 통한 비축유 방출이 유일한 대안”이라는 것이 지경부의 판단이다.
지경부는 당분간 유통단속의 고삐도 죌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일부 주유소의 기름값 사재기에 대한 민원이 접수됨에 따라 싼값에 사들여 비싼 값에 되파는 시장 교란행위를 집중 단속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주유소들이 담합을 통해 기름값을 올릴 경우 공정거래법을 통해 제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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