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탓 공방에 가거도항 복구 '깜깜'

황승순 기자 / [email protected] / 기사승인 : 2015-06-01 16:3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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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약지반 확인돼 공사비↑… 목포해양청-시공사간 설계 변경 싸고 대립

[목포=황승순 기자]1000억원대가 투입되는 전남 신안군 가거도항 태풍피해공사가 설계변경을 둘러싸고 목포지방해양수산청과 시공업체 간 의견대립이 심화되면서 공사까지 지연되고 있어 주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목포지방해양수산청 등에 따르면 이 같은 대립은 지난해 11월 시공사인 삼성물산(주)등 3개시공업체가 공사를 위한 사전지반조사를 실시한 결과, 공사현장에서 연약지반이 확인돼 이를 처리하기 위한 추가 공사비가 950억여원에 이르며 공사기간도 30개월여 늘어나게 된다는 분석을 내놓으면서 시작됐다.

시공사는 6개월여의 면밀한 조사결과 이 같은 결론이 났다며, 감리단과 발주처인 목포해수청에 이에 대한 설계변경을 요청했다.

시공사는 나아가 당초 설계인 케이슨방식을 경사식으로 바꿀 경우 오히려 300억원 이상의 공사비가 절약된다는 조사결과를 공개하며, 근본적인 설계변경을 해줄 것을 주장했다.

이에 대해 감리단과 목포해수청은 연약지반확인 등 일부 설계부실은 시인하면서도 확인결과 추가 공사비는 시공사 주장과 달리 430억여원이 소요되며, 공사기간도 14개월이 늘어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히며 추가예산을 기재부에 요청해놓은 만큼 원래 설계방식대로 강행한다는 방침을 천명했다.

이후 기존설계고수와 새로운 설계 채택 등 설계변경안을 놓고 목포해수청과 사공사 간 논란이 거듭되면서 공사마저 지연돼, 30% 이상 진행됐어야할 공사가 15%에도 못 미치고 있다.

목포해수청의 전면설계변경 불가 방침 저변에는 총 사업의 66%인 1532억의 저가로 수주한 시공사가 설계변경을 통해 공사비를 만회하려하는 것 아니냐는 불신이 깔려있다.

또한 설계변경을 받아들일 경우 설계부실 책임이 뒤따르는 등의 부담이 있기 때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목포해수청은 지난해 시공사에 공사 지연책임을 물어 1억8000만원의 지체상환금을 부과하면서 공사 진행을 독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양측은 수개월간 지리한 공방을 벌이면서 지난달 19일에는 가거도 주민들을 상대로 시공 방법 개선 주민설명회를 열었다.

그러나 주민들은 이 같은 설명회는 책임전가를 위한 것일 뿐 의미 없는 행사라고 지적했으며, 공사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는 주민들을 상대로 공법을 선택하라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것이다.

주민들은 “어느 공법이든 사고 없는 안전한 방파제만을 원하고 있다”며 “최신 대형 구조물 설치라는 내용에 부정도 긍정도 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실제 경험하지도 않은 구조물 설계를 두고 주민들에게 마치 선택권이 있는 것처럼 판단을 묻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다"며 "가거도를 거쳐 가는 태풍에 얼마나 견딜 수 있느냐"하는 문제라는 것이다.

따라서 설계변경으로 수백억원의 공사비가 절약된다는 시공사의 주장을 무턱대고 반대하기에는 부담스럽고, 받아들일 경우 설계부실책임이 따르는 목포해수청이 궁여지책으로 당초설계방식에 우호적인 가거도 주민들을 상대로 여론을 조성하기 위한 요식행위였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설명회 다음날인 지난달 20일 목포해수청은 설명회 결과, 가거도 주민들 100%가 기존설계방식인 케이슨을 선호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는 부풀려진 것으로 가거도 임진옥 이장은 “반대의견인 주민도 있는 만큼 목포해수청이 밝힌 주민전체 찬성은 맞지 않는 말이며 개인적으로도 케이슨 공법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임 이장은 “처음 발주처에서 케이슨을 강조하다보니까 일부주민들이 맹신하게 됐으며 충분한 설명을 듣지 못해 주민들도 정확한 내용을 알지 못한다”며 “완공 전에 태풍이 불면 복구과정도 힘들다고 들었으며, 대다수 주민들은 공법여부보다는 튼튼하게 지어 달라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가거도항 공사는 연약지반처리로 공사기간이 14개월이 늘어나 오는 2022년에나 완공예정으로 돼있으며, 이는 공사기간인 7년 동안 단 한차례도 태풍이 불지 않았을 때를 가정한 것인 만큼 실제 공사기간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관련업계는 케이슨방식은 공사도중 태풍피해를 입을 경우 경사식에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막대한 복구비를 쏟아 붓게 돼있다고 말한다.

가거도 임성식 어촌계장은 “당시 설명회 참석 주민은 4~50여명 이었다”며 “케이슨이 영구적이라고 해서 상당수 주민들이 동의했으나 대다수 주민들은 어떤 방식이 옳은지 명확하게 알지 못한다. 주민들의 바람은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항을 만들어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목포지방해양수산청 어항건설과 관계자는 “현재 가거도항 설계변경과 관련된 심의는 전문가들로 구성된 본청 심의위원회에서 하고 있으며 조만간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본다”며 “위원회 결정에 따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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