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철퇴’ 맞은 현대캐피탈… 정태영 사장 ‘책임론’ 대두

민장홍 기자 / [email protected] / 기사승인 : 2014-03-04 10:15:47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본업인 할부·리스보다 부대업무인 신용대출에 치중… 채권추심 과정서 허위 문자메시지로 고객 겁박

국내 캐피탈업계 1위인 현대캐피탈이 잇따른 불법행위로 금융감독원의 중징계를 받아 도마 위에 올랐다. 현태캐피탈 입장에서는 2011년 고객 175만명 개인정보유출 사건에 버금가는 악재다. 현대차그룹 금융계열사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정몽구 회장의 둘째 사위 정태영 사장은 이로써 현대캐피탈로 인해 또 다시 체면을 구기게 됐다.


금감원은 지난달 16일 제제공시를 통해 “현대캐피탈이 지난 2012년 1월 13일부터 2월 12일까지 채권 추심과 관련해 법적인 절차가 진행되지 않고 있는데도 ‘법적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고객에게 통보해 위해를 가한 사실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에 따르면 현대캐피탈 일선 영업 현장 담당자들은 ‘거주지 자택 유체동산 가압류 접수’, ‘총 8개 민사소송이 진행 중이며 소송비용이 적지 않게 청구되고 있음’, ‘거주지 유체동산(가전집기류) 압류 소송 진행’ 등의 거짓 문구를 포함한 문자메시지(SMS)를 고객들에게 보냈다. 허위 문자메시지로 사실상 고객을 협박한 것이나 다름없는 셈이다.


또 현대캐피탈이 본업비율 규정을 어기고 신용대출 등 부대업무를 확장해온 사실도 드러났다. 금감원은 지난해 하반기 현대캐피탈에 대한 검사를 실시해 본업인 할부·리스보다 부대업무인 신용대출 비중이 커졌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여신전문금융업법은 매 분기말 대출업무로 인해 발생한 채권잔액이 본업으로 인해 발생한 채권잔액을 넘으면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현대캐피탈의 대출채권 잔액은 작년 3분기 기준 9조1470억원으로 할부·리스금융 잔액(7조7654억원)보다 많았다.


현대캐피탈 대출채권 잔액은 2012년 4분기 9615억원, 2013년 1분기 2조227억원, 2013년 2분기 2조1797억원을 초과했다. 대출업무 한도를 최대 30%나 초과해 사업을 진행한 것이다. 이는 할부금융사가 신용대출 장사에 더 치중했다는 의미여서 ‘염불보다 잿밥’이라는 속담을 실감케 하고 있다.


현대캐피탈의 부대업무 비중이 높아진 것은 오토론(자동차 구입자금 대출) 시장 규모가 커진데 따른 것이다. 오토론은 소비자가 금융회사에서 융통한 자금으로 직접 자동차를 구입한 뒤 계약기간 동안 원금과 이자를 상환하는 상품이다. 오토론이 자동차구입을 목적으로 금융회사와 차주 사이에 이뤄지는 계약인데 반해, 자동차할부금융은 자동차 판매사와 차주, 금융사간에 이뤄지는 계약이다. 따라서 오토론은 여전법상 캐피탈사의 본업무에 포함되지 않는다.


캐피탈사들의 할부금융업은 통상 자동차할부와 주택할부, 일반할부로 나뉜다. 이 중 주택할부는 은행에 빼앗겼고 일반할부도 한도가 상향된 신용카드가 가로채고 있다. 할부금융 만으로 영업이 어려워지면서 캐피탈사들은 꾸준한 수요가 있고 고객의 신용도에 따라서 자동차할부금융 금리보다 1~2% 낮은 금리로 취급할 수 있는 오토론 영업을 확대했다. 중고차의 경우 비교적 신용도가 높은 차주들이 자동차할부금융 보다는 오토론을 많이 선택하는 추세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현대캐피탈이 이 과정에서 편법을 동원했다는 점이다. 자동차 대출상품인 오토론은 신용대출 상품인데 마치 할부인 것처럼 속였다가 나중에 슬그머니 신용대출로 바꿨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 관계자는 “현대캐피탈이 당국을 속이려고 오토론을 여기저기 끼워 넣는 수법을 동원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 제기된 현대차그룹의 현태캐피탈 일감몰아주기 의혹과도 연결 지을 수 있다. 김기준 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2012년 말 기준 ‘여신전문금융사의 자동차 제조사별 할부 취급건수와 비중·할부금융수익 현황’ 자료에 따르면 현대캐피탈의 자동차 금융(할부금융, 리스, 오토론 합계) 취급 건수 51만3816건 중 현대·기아차를 취급한 건수는 98.5%로 전체 자동차금융 취급 비율 중 98.5%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 현대캐피탈은 지난 2011년 10월 14일부터 11월 1일까지 현대자동차 계열사에 8000억원의 콜론(대출)을 진행하고 이를 금감원에 보고하지 않았다. 현행법에 따르면 대주주에게 10억원 이상의 신용공여를 한 경우 즉시 그 사실을 감독당국에 보고해야 한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현대캐피탈에 기관경고와 과징금 1억원, 과태료 350만원의 중징계를 내렸다. 또한 관련 임직원 5명에게 문책경고와 감봉 등의 제재조치를 취했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