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금요일 여는 한국화 강좌 할머니들에게 인기
[시민일보]
계속되는 폭염과 전력난으로 공공기관의 실내온도를 28℃로 규제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 도심의 한 동 주민센터 수강생들이 8년째 무더위를 날릴 수 있는 재능기부를 펼치고 있다.
중구 명동주민센터의 한국화 프로그램 수강생 12명은 23일에 최창식 구청장을 방문해 그들이 만든 부채 150점을 전달했다.
이어 오는 26일에는 명동경로당을 방문해 경로당 회원들과 자원봉사를 하는 주민들에게 부채 100점을 선물할 계획이다.
이들이 전달한 부채 250점은 이달 1일부터 3주간에 걸쳐 제작한 것으로 부채 한 점마다 한국화를 그려 만들었다.
초안을 그린 후 말리고 초안에 다시 덧씌우는 작업 등을 거치기에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그만큼 장인이 한 땀 한 땀 수를 놓은 작품들이라 할 수 있다.
게다가 부채를 펼치면 여백의 미를 중시하는 한국화를 보는 것만으로도 시원함을 느낄 수 있다.
2005년부터 시작해 8년째 해오는 작업으로 지금까지 만든 부채만 약 2000점에 달한다.
만드는 사람들은 매년 다르지만 이 프로그램을 이끄는 사람은 8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다.
2005년부터 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강사 김정자씨(79)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김씨는 교사로 재직하다 정년퇴임 후 여러 봉사활동을 하다 이 프로그램을 맡고 있다.
한국화 프로그램 수강생들은 1~12월 수강하며 보통 2~3개월 과정인 다른 프로그램과 달리 1년 내내 하나의 과정으로 운영된다.
중간에 새로 들어오거나 그만두는 것은 수강생들의 선택이고 강사인 김씨가 개별지도해 주기 때문에 수강생들간에 실력의 편차가 있어도 상관없다.
매주 금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마음껏 한국화를 그릴 수 있는 데다 수강료도 월 1만5000원에 불과해 수강생은 노인이 많다.
강사의 개별지도와 충분한 실습으로 수강생들의 실력은 상당해 부채 제작 외에 가을에 열리는 자치회관 프로그램 발표회 때도 한국화가 그려진 한지 편지지를 출품해 호평받고 있다.
오는 9월에는 외국인관광객들은 물론 명동 남산 아래 게스트하우스 숙박객들이 많이 오가는 명동쉼터에서 부채 그리기 체험과 함께 한국화를 소개하는 어울림 마당을 열 계획이다.
최 구청장은 "무더위에 시원한 부채를 제공하는 노인들의 재능 기부로 공무원들을 물론 경로당 노인들과 자원봉사 주민들이 건강한 여름을 잘 지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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