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이 고객의 증권을 임의로 매매했을 때 해당 증권사까지 처벌토록 한 양벌규정은 헌법에 위반된다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내려졌다.
헌재는 "직원의 증권 임의매매 제한규정 위반시 곧바로 법인에게 벌금형을 부과토록 한 것은 책임주의 원칙 등에 반한다"며 수원지법 안산지원에서 제청한 위헌법률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위헌 결정했다고 3일 밝혔다.
옛 증권거래법(현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215조(양벌규정)와 제52조의3 등은 증권사 직원이 임의매매 제한규정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되면 해당 법인도 처벌하도록 하고 있다.
재판부는 "이 조항은 법인의 독자적 책임과 상관없이 종업원 등이 범죄행위를 했다는 이유만으로 법인을 함께 형사처벌하도록 하고 있다"며 "헌법상 법치국가의 원리와 죄형법정주의의 책임주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설시했다.
증권회사 D사는 직원 조모씨가 고객의 유가증권을 임의로 매매한 사실이 적발되자 양벌규정에 따라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아 판결이 확정됐다.
이후 D사는 헌재가 옛 증권거래법 제215조에 대해 위헌결정을 하자 수원지법 안산지원에 재심을 청구했고, 법원은 재심 개시를 결정하면서 D사의 위헌법률심판을 제청 신청을 받아들였다.
앞서 헌재는 양벌규정에 대해 위헌을 선언한 이후 옛 도로법상 종업원이 업무와 관련해 법을 어겼을 때 법인에게도 벌금을 부과토록 한 양벌규정 등에 대해 같은 맥락에서 위헌 결정을 내려왔다.
헌재 관계자는 "이번 결정은 과거 양벌규정이 책임주의 원칙에 반한다는 이유로 위헌을 선언한 것과 동일한 맥락의 결정"이라며 "이 결정으로 종업원의 임의매매로 벌금형이 확정된 증권사들이 재심을 통해 구제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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