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여환섭)는 17일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인허가 외압 의혹과 관련해 산림청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이날 대전에 위치한 산림청의 국유림관리과, 산지관리과, 산림휴양관리과 등에 대한 압수수색에서 인·허가 관련 서류 등 수사에 필요한 자료를 확보했다.
검찰은 2009∼2011년 홈플러스의 인천 무의도 연수원 설립 과정에서 원 전 원장이 인·허가 문제와 관련해 외압을 넣은 정황을 포착, 압수수색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홈플러스는 2009년 6월 무의도에 임직원 연수원인 '테스코 홈플러스 아카데미' 설립을 추진했다. 이 연수원은 최대주주인 영국 테스코가 본국이 아닌 해외에 지은 첫 연수 아카데미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4000만 달러의 외자 유치 등 경제적 효과를 고려해 계획을 승인했으나, 연수원이 들어설 부지를 소유했던 산림청은 국유림 및 자연경관 훼손 등을 이유로 건축 허가를 제한했다.
이후 홈플러스는 9개월이 지난 2010년 3월 정식으로 건축허가를 받아 2011년 7월 연수원을 완공했다.
황보건설은 홈플러스로부터 연수원의 기초공사를 수주했으며, 홈플러스 경기 평택안중점과 경북 안동점의 기계설비 및 기초토목 공사도 맡았다.
검찰은 산림 및 자연경관 보호를 목적으로 건축 허가를 제한했던 산림청이 입장을 바꿔 인허가를 해준 과정이 석연치 않은 것으로 보고, 황 대표의 청탁이나 원 전 원장의 외압이 있었는지를 면밀하게 살펴보고 있다.
특히 원 전 원장이 산림청 내부의 부정적인 의견을 찬성으로 바꾸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거나, 홈플러스가 원 전 원장과 친분있는 황 대표를 통해 청탁이나 대가성 로비를 벌였을 개연성도 염두하고 있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을 통해 산림청의 인허가 심사 과정과 평가가 타당했는지, 원 전 원장의 외압이나 홈플러스가 하청을 전제로 황보건설을 통해 인허가 로비를 벌였는지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검찰 관계자는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산림청으로부터 관련 자료를 제출받은 것은 사실이나 구체적인 수사 상황에 대해서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산림청 관계자는 "압수수색은 인허가 담당 부서를 중심으로 실시됐다"며 "저녁 늦게까지 압수수색이 계속 됐기 때문에 예정대로 각 부서에서 필요한 자료를 확보했는지는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산림청의 다른 관계자는 "검찰이 원세훈 전 원장 수사와 관련해 압수수색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압수물 양은 많지 않고 주로 인허가 관련 서류만 가져갔다"고 전했다.
한편 이 같은 의혹에 대해 홈플러스는 경기 용인시에 보유한 49만5000m² 규모의 토지를 산림청 소유의 연수원 용지와 맞교환하는 방식으로 소유권 이전을 마쳤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산림청 압수수색에 앞서 이승한 홈플러스그룹 회장을 소환해 연수원 설립 과정, 원 전 원장과 황 대표의 외압 여부 등에 대해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은 보스턴 대학 초청 강연 등 한 달간의 일정으로 지난 4일 미국 출장길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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