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대선개입 의혹' 원세훈ㆍ김용판 기소

뉴시스 / / 기사승인 : 2013-06-16 14: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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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세훈, 정치개입 지시혐의"…김용판, 댓글수사 축소ㆍ은폐 외압…수사방해"

[시민일보]검찰이 수사 착수 57일 만에 국가정보원(국정원)과 경찰의 전직 수장을 동시에 법의 심판대에 올렸다.


국정원 정치개입 의혹 사건 등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윤석열 부장검사)은 14일 원세훈(62) 전 국정원장을 국가정보원법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또 경찰 수사 당시 외압 의혹을 받고 있는 김용판(55) 전 서울경찰청장을 형법상 직권남용, 경찰공무원법 위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원세훈, 정치개입 지시"


원 전 원장에게 적용된 법률은 국정원법 제9조(정치 관여 금지), 공직선거법 제85조(지위를 이용한 선거운동금지) 1항이다.


원 전 원장은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국정원 직원들에게 인터넷상에서 정부·여당을 지지하거나 야당 후보를 비방하는 내용의 댓글 게재 및 관련 게시글에 대한 찬반 표시 등을 지시·보고받아 정치와 선거에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국정원 서버와 문건 등 각종 압수물과 국정원 직원의 통화·이메일 내역, '오늘의 유머' '보배드림' 등 15개 인터넷사이트, '원장님 지시·강조 말씀' 문건 등을 분석해 원 전 원장이 국정원 직원들에게 이같은 활동을 종용한 것으로 판단했다.


검찰에 따르면 국정원 직원들이 올린 대선 관련 글은 73건으로 선거를 포함한 정치관련 글은 모두 1977건으로, 기간은 지난해 9월19일부터 12월14일까지로 파악됐다.


또 네티즌이 올린 게시글에 찬성·반대의견을 클릭하면서 여당에 우호적이고 야당에 비판적인 일정한 경향을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18대 대선 선거운동에 해당되는 찬반 클릭은 1281회를 비롯해 국정원 직원들의 불법 정치관여로 의율되는 찬반 클릭의 합계는 총 1744회로 집계됐다.


검찰은 이같은 분석 결과 등을 토대로 국정원 차원의 조직적인 선거 및 정치 관여 활동이 있었다고 보고 국정원법과 선거법을 위반한 것으로 결론냈다.


원 전 원장의 지시는 이종명 전 3차장, 민병주 전 심리전단장으로 이어지는 지휘라인을 통해 심리전단 요원들에게 하달됐다.


다만 이 전 3차장과 민 전 심리전단장, 김모(29·여)씨 등 심리전단 직원 2명, 민간인 조력자 이모(42)씨에 대해서는 상명하복 관계의 조직 특성상 원 전 원장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보고 전원 기소유예했다. 나머지 심리전단 직원들은 입건유예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국정원 직원들에게 면죄부를 준 게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김용판, 수사 축소·은폐 외압…선거방해"


김 전 청장은 '국정원 여직원의 댓글' 사건의 수사를 축소·은폐토록 부당한 외압을 행사하고, 대선 직전 부실한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토록 지시해 선거 판세에 영향을 미치려한 혐의다.


검찰에 따르면 김 전 청장은 국정원 직원 김씨로부터 임의제출 받은 컴퓨터에 대한 디지털증거분석을 통해 ID·게시물 등 확인하고 이를 분석한 자료를 수서경찰서에 제공하지 않는 등 정상적인 수사진행을 방해했다.


특히 서울청 분석팀이 찾아낸 100여페이지에 달하는 정치 및 대선 관련 글을 폐기하고 '사건과 관련된 내용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허위 결과보고서를 건네도록 지시했다.


또 김 전 청장은 특정 후보자에게 유·불리하도록 왜곡된 보도자료를 미리 작성하고 대선 직전 '증거 분석 결과 특정 후보자에 대한 지지·비방 댓글은 발견되지 않았다'는 내용의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토록 해 선거에 영향력을 미치려 한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김기용 전 경찰청장에 대해서는 범행가담 사실을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어 무혐의 처분했다.


◇'기밀누설' 전직 국정원 요원 2명 불구속 기소


검찰은 국정원 직원 내부기밀유출 사건에 연루된 관련자들도 사법처리했다.


검찰은 국정원 심리전단 직원의 신상정보와 '원장님 지시·강조 말씀' 문건을 외부에 누설한 정모씨를 공직선거법 및 국가정보원직원법 위반 혐의로, 기밀정보를 전달받아 민주당에 건넨 전직 국정원 직원 김모씨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각각 불구속 기소했다.


다만 국정원 심리전단 여직원 김씨가 자신의 오피스텔에서 민주당에 의해 불법 감금된 사건과 관련해선 민주당 당직자 정모씨 등 관련자들이 출석에 불응함에 따라 향후 계속 수사를 이어가기로 했다.


검찰은 이밖에 지난달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 압수수색 당시 '무오(MooO) 데이터 회복방지기'를 실행해 업무용 컴퓨터의 삭제파일 복구를 불가능하도록 한 박모 증거분석팀장을 증거인멸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밖에 원 전 원장이 전교조로부터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고발된 사건과 이정희 통진당 대표한테서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고소된 사건은 모두 무혐의 처분했다.


검찰 관계자는 "공정하고 성역없는 수사로 철저하게 실체를 규명하겠다는 자세로 수사에 임했다"며 "다만 전 국정원장과 경찰 고위간부 개인의 그릇된 판단으로 인해 범행에 이른 점을 감안해 두 국가기관의 본질적인 기능이 훼손되는 일이 없도록 수사과정에서 신중을 기하고 형사처벌 대상도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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