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여환섭)는 3일 수십억대 회사 자금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및 사기)로 H건설사 대표 H(62)씨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H씨는 이중장부와 분식회계 등의 수법으로 회사 자금 수십억원을 빼돌리고 허위 서류로 금융기관에서 대출받은 자금을 유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H씨가 비자금을 조성해 정·관계 인사들에게 관급공사를 수주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청탁과 함께 금품을 제공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H씨와 임원들의 최근 5년간 계좌추적과 자금거래내역 분석을 통해 허위 회계장부와 분식회계, 횡령 등을 통해 비자금을 조성하고, 이 돈의 일부가 정·관계 로비에 쓰인 정황을 포착했다.
또 H씨가 원 전 원장을 포함해 이명박 정부 때 금융권 실세와 공기업 사장, 대형 건설사 대표 등에게 골프 로비를 벌인 정황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지난달 서울 중구 남산동 H건설사의 옛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고, 건설사 측이 정부 부처 및 공공기관에 건넨 선물 리스트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원 전 원장은 국정원 재직 시절 H씨로부터 순금, 명품 의류, 가방 등을 10여차례에 걸쳐 건네받은 의혹이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1980년대부터 국정원이 발주한 공사를 수주한 H씨가 국정원 전현직 간부들과 친분 관계를 유지해오면서 원 전 원장에게 접근해 뇌물을 건넨 것으로 보고 있다.
원 전 원장은 또 에너지 공기업인 한국남부발전이 발주한 삼척그린파워발전소 제2공구 토목공사에 H건설사가 하도급업체로 선정되도록 외압을 행사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검찰은 H씨의 신병을 확보하는 대로 금품로비 여부와 대가성 등을 추궁하는 한편, 원 전 원장 등 뇌물을 수수한 의혹을 받고 있는 관련자에 대해서도 빠른 시일안에 소환해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확인할 예정이다.
원 전 원장이 뇌물을 받은 사실이 확인되면 청탁 여부와 상관없이 포괄적인 대가성이 인정돼 뇌물 혐의가 적용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H씨에 대한 구속전피의자 심문은 5일 오전 10시30분 서울중앙지법에서 엄상필 영장전담부장판사의 심리로 열린다.
한편 H씨는 건강상 이유로 현재 서울소재 병원에 입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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