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형 비리와 대형 경제범죄를 수사해 온 검찰 내 최고 수사부서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32년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중수부의 전신인 중앙수사국이 1961년 발족한 지 52년 만이다.
대검찰청은 23일 대통령의 선거공약과 국회의 뜻을 존중해 이날 중수부 활동을 종료하고 중수부 현판을 철거한다고 밝혔다.
검찰은 중수부 폐지의 사전절차로 지난 10일자 검사장급 인사에서 중수부장을 발령하지 않았고, 고검 검사급 인사에서도 수사기획관과 소속 과장 3명도 공석으로 남겼다.
또 중수부에 파견돼 근무하던 검사 15명과 수사관 18명을 일선청에 배치했다.
현재 남아있는 중수부 수사인력 10여명은 서울중앙지검에 설치된 '증권범죄 합동수사단' 등 일선부서에 추가 배치할 예정이다.
다만 대검은 중수부를 대신해 '특별수사 지휘 및 지원 부서'를 신설한다. 이때까지 업무공백을 막기 위해 '검찰 특별수사체계 개편추진 TF' 소속 검사들이 일선청에 대한 수사지휘 및 지원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또 검찰 특별수사체계 개편추진 TF는 오세인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의 총괄로 이날부터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이들은 ▲검찰수사의 중립성 확보 ▲부정부패 대응역량 확충 ▲인권보호 강화 등을 기본방향으로 설정하고 특별수사체계 전반의 문제를 진단, 개선방향을 연구할 예정이다.
한편 대검은 이날 오후 3시께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사 10층 중수부 출입문 앞에서 채동욱 검찰총장과 전직 중수부장 출신인 박영수 변호사 등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중수부 현판을 내리는 강하식을 진행했다.
특별수사체계 개편추진 TF에 소속된 이동렬 연구관은 "우리는 그동안 거악 척결과 민생수사 등으로 자부심이 높았지만 반대편에서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에 대한 불신이 자라고 있음을 보지 못했다"며 "국민의 칼이 됐어야 할 중수부가 국민의 불신으로 폐지됐다는 뒤늦은 자각이 우리를 더욱 아프게 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이제 우리는 국민이 원하는 검찰로 새로 태어나기 위해 중수부 현판을 스스로 내린다"며 "국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특별수사체계를 개편하는 작업을 곧바로 시작하겠다"고 다짐했다.
박 변호사 역시 "중수부라는 훌륭한 수사 시스템이 국민들에게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하고 폐지된다는 것은 너무 안타까운 일"이라며 "그러나 국민들은 거악을 척결하고 질서와 정의를 바로세운 중수부를 기억할 것"이라고 아쉬움을 털어놨다.
그러면서 "앞으로 검찰은 거대 악으로부터 국가와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각오와 결의를 새롭게 해야 한다"며 "검찰의 의지와 자질을 새롭게 해 기존의 잘못된 수사 관행을 바로잡고 일선 청의 수사를 효과적으로 지휘하는 등 특별수사 시스템을 신속히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검은 검찰 역사관에 중수부에 관한 별도의 섹션을 설치하고 이곳에 중수부 현판을 보존할 예정이다.
대검은 검찰 역사관에 중수부에 관한 별도의 섹션을 설치하고 이곳에 중수부 현판을 보존할 예정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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