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조폭과 전쟁' 선포…소탕 나섰다

뉴시스 / / 기사승인 : 2013-04-14 13: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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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서방파ㆍ양은이파 등 전국구 몰락…진화된 신흥 군소 조폭들 기승
경찰이 최근 대대적인 조직폭력배 소탕에 나섰다. 이번 단속 대상은 경찰 관리대상 조직폭력배들이다.

김태촌이 이끌던 '범서방파'와 조양은의 '양은이파' 이동재의 'OB파' 등 한 때 전국적인 규모로 세를 과시하며 한국의 밤거리를 주름잡던 거물급 조직들은 이미 사분오열됐다.

김태촌은 얼마 전 기업인 청부폭행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던 중 지병이 악화돼 사망했고, 조양은 역시 청탁을 받고 협박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은 직후 해외로 도피해 귀국 여부를 예측하기 어렵다.

1980년대 전국구 주먹시대를 열었던 범서방파를 비롯해 양은이파, OB파 등 기존 3대 전국구 폭력조직은 1990년대 범죄와의 전쟁과 사법당국의 지속적인 단속으로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사실상 와해됐다. 하지만 이 틈을 타 신흥 군소조직들이 활개를 치고 있다.

이들 신흥 군소조직들은 수십 명씩 떼를 지어 활동하며 세를 과시하던 전통적인 조직들과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과거 조폭들은 자신들의 영역 내에서 세력 다툼을 벌이거나 유흥업소·성매매업소 등을 기반으로 활동했지만, 신흥 군소조직들은 지능적으로 합법과 탈법을 교묘하게 넘나들며 활동하고 있다.

주식시장의 인수·합병(M&A)은 물론 보험사기, 부동산 재개발사업, 인터넷 도박사이트 개설 등 갈수록 지능화된 모습도 보이고 있다. 이들 신흥 군소조직들이 점차 세력을 확장하며 기업형 형태의 조직까지 등장하면서 일반인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점에서 사법당국의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조폭 세대교체 바람…신흥 조폭들 '춘추전국시대'

사법당국의 지속적인 관리와 단속으로 전통적인 조폭들은 대부분 와해됐다. 전국적 조직이 사라진 대신 합법을 가장한 중소규모의 신흥 군소조직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다.

전국 규모의 거대 조직이 모두 와해돼 수십 명이 떼 지어 다니던 조폭들은 갈 곳을 잃은 채 소규모 단위로 흩어졌다. 이 틈을 타 신흥 군소조직들이 등장했고, 불법과 합법의 경계를 교묘하게 넘나들며 세를 점차 확장하고 있다.

이들은 합법적 사업체를 운영하면서 이른바 기업형 조폭들로 성장해 활동 분야 역시 점차 다양화되고 있다. 또 합법을 가장해 은밀하게 활동하며 회사자금을 빼돌리거나 주가조작, 부동산 재개발 등 각종 이권사업에 개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신흥 조폭들은 돈이 되는 일이라면 상대조직은 물론 어느 누구와도 손잡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또 범죄사실을 입증하기 어려운 수법을 동원해 사법당국의 감시망을 피하는 등 점차 지능화하고 있다. 이들이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점차 활동 영역을 넓힐 경우 사법당국의 통제가 사실상 불가능해 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경찰, 신흥 조폭과의 전쟁선포

경찰도 관리대상 조직폭력배를 대상으로 대대적인 단속에 나섰다.

경찰청은 지난 8일 관리대상인 216개 폭력조직 소속 5425명의 조직원에 대해 첩보 수집을 강화하고 불법행위 대해 집중 단속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경찰의 이번 단속은 정부가 추진중인 '4대악(惡)'(성폭력·학교폭력·가정폭력·불량식품) 근절 방침에 따라 신흥 조폭들의 서민 생활 침해 행위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경찰청 관계자는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수준의 치안 확보가 중요하다"며 "서민의 안전한 생활을 침해하거나 위협하는 신흥 조폭에 대해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단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능적으로 합법과 탈법을 교묘하게 넘나들며 활동하는 신흥 조폭들이 단속 대상"이라며 "조폭 단속에 대한 세부 계획이 마련되면 일선서에 지침을 내려 연중 상시 단속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경찰은 기존에 편성된 경찰서별 조폭전담팀과 강력팀 인력을 동원해 관리 대상 폭력조직별 첩보 수집을 강화하고, 불법 행위자들에 대한 본격적인 검거활동에 나설 방침이다. 경찰은 또 국세청·금융정보분석원 등 유관기관과 협조해 범죄 은닉 자금을 끝까지 추적하고 발견된 자금에 대해서 환수키로 했다.

◇신흥조폭, 세밀한 정보수집과 분석이 척결 '열쇠'

전국구 규모의 조직이 없는 상황에서 신흥 군소조직들이 새로운 시장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것이 현실화하고 있다. 실제 군소 조직간 경쟁 속에서 또 다른 신흥 조직이 생겨나거나 와해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최근 신흥 조폭들은 일정한 계보에 따라 활동하던 전통적인 조폭과 달리 돈이 되면 점조직 형태로 연합하기도 한다. 또 자금력을 앞세워 지능적으로 합법의 탈을 쓰고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사법당국의 감시망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에 단속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경찰 관계자는 "신흥 조폭들은 사법당국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5~6명 단위로 합숙생활을 하며 점조직 형태로 활동한다"며 "전국적인 세력을 일구며 유흥업소 관리와 성매매·마약유통 등 각종 영역에서 활동하던 전통 조폭과 달리 신흥 조폭은 적정 규모를 유지하며 기업 형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보험 사기나 부동산 사기, 스마트폰 밀매 등 일반 시민들을 상대로 한 직접적인 생계형 범행에 뛰어든 신흥 조폭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어 그 피해를 일반인들이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
전문가들은 사법당국이 신흥 조폭들에 대한 첩보 수집 기능을 강화하고, 엄격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웅혁 건국대학교 경찰학과 교수는 "신흥 조폭들은 합법을 가장한 각종 이권사업에 개입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신흥 조폭을 척결하기 위해서는 이들의 범죄정보를 얼마나 정교하게 수집하고 분석하느냐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무엇보다 이들을 엄격한 양형기준에 따라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며 "국세청 등 관련기관과 협조해 이들의 수익금 전액을 몰수해 자금줄을 원천 차단해야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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