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인에게 "마약 먹여 결혼했나"라고 막말을 한 의정부지법 고양지원 최모(47) 부장판사가 법관징계위원회에 회부됐다.
대법원은 12일 최 부장판사가 소속돼 있는 의정부지법원장이 징계를 청구함에 따라 이달 중 징계위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법원은 징계위원들과 일정을 조율한 뒤 징계위 개최 날짜를 확정할 계획이다.
의정부지법은 그동안 진상조사를 벌인 결과 최 부장판사의 발언이 '법관이 그 품위를 손상하고 법원의 위신을 실추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 법관징계법 제2조 2호에 따라 징계를 청구했다.
최 부장판사는 부산지법 동부지원에 재직 중이던 지난해 12월14일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A(44)씨에게 "초등학교 나왔죠? 부인은 대학 나왔다면서요. 마약 먹여서 결혼한 것 아니에요?"라고 막말을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비난을 받았다.
대법원은 특히 60대 증인에게 "늙으면 죽어야지"라고 부적절한 발언을 해 견책 처분을 받은 서울동부지법 유모(45) 부장판사에 이어 최 부장판사 사건까지 불거지자 국민에게 사과하고 대응책을 마련했다.
차한성 법원행정처장은 사건이 알려진 지난 7일 "그동안 법정언행을 개선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했는데도 이같이 용납할 수 없는 일이 발생했다"며 "이는 법관 전체에 대한 신뢰를 훼손하는 것으로 심히 유감스럽고 국민에게 죄송하다"고 유감을 표했다.
또 같은 날 경주에서 열린 전국 법원장 간담회에서 "재판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확보하려면 법정에서 충분하고도 원활한 소통을 해야한다"며 "바람직한 법정언행은 그 출발점이자 디딤돌"이라고 거듭 노력을 당부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전국 법원장 역시 '법정언행 컨설팅' 제도를 앞당겨 시행하는 등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데에 공감했다. 법정언행 컨실팅은 커뮤니케이션 전문가가 법정을 방청한 뒤 개별 법관들의 소통능력에 대해 상담하는 제도다.
이어 양승태 대법원장도 지난 10일 "법원이 국민과 소통하겠다며 모두 변화하자고 노력하고 있는데 그런 일이 터져 안타깝다"며 "(법원장 간담회에서) 막말 판사 때문에 스스로 통탄했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와 함께 대법원은 법정언행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으로 ▲소송관계인 상시 설문조사 ▲동료법관·가족·외부인 등의 법정언행 모니터링 보완·확대 ▲법정언행 관련 법관연수 참가 ▲개인맞춤형 법정언행 컨설팅 등을 마련했다. 그러면서 적어도 한 가지 이상을 시행할 것을 전국 법원에 권고했다.
대법원을 이를 위해 올 해 법관연수 중 상당 과정을 법정언행 관련 강좌로 의무 편성할 방침이다.
법정언행 컨설팅의 경우 조달청을 통해 경쟁입찰절차를 진행 중이며, 응찰한 2개 외부 전문기관을 상대로 이달 중순 평가회를 실시할 계획이다. 이어 상반기에 시범적으로 실시한 뒤 하반기에 확대 실시할 예정이다.
아울러 현재 시범실시 중인 법정녹음을 확대 실시하고 재판방송을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또 과도한 업무부담과 스트레스 등이 부적절한 법정언행의 요인 중 하나라는 데에 공감하고 이에 대한 개선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대법원 관계자는 "일부 법관의 부적절한 법정언행으로 사법부 전체의 신뢰가 크게 훼손될 수 있다"며 "최근 상황을 매우 무겁게 인식하고 있고 보다 근본적인 개선책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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