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안 잠긴 차량 터는데 '30초면 OK'

뉴시스 / / 기사승인 : 2013-02-26 15:28:00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범행도구는 '손가락 감각'뿐
이틀에 한번꼴 수십대 털어
문이 잠겨있지 않은 차량만 골라 턴 20대에게 필요한 범행도구는 손가락 감각밖에 없었고 차량 한대 당 30초도 걸리지 않았다.

문모(24)씨의 범행은 지난해 6월 초 오전 1시께로 거슬러 올라간다. 광주 남구 월산동 골목길을 무작정 걷던 중 문씨는 문이 잠겨 있지 않은 박모(64)씨의 택시를 발견했다. 이어 그는 문을 열어 차량 내부를 뒤져 현금 15만원을 찾아낸 뒤 주머니에 넣었다.

대학 졸업과 동시에 시작했던 컴퓨터 관련사업이 1년여 만에 실패해 2000만원대 빚을 지게 되자 용돈 부족으로 고민하던 문씨에게 쉽게 손에 쥔 15만원은 큰돈이었다.

이 돈으로 문씨는 일주일동안 부모의 눈치를 보지 않고 PC방에서 게임을 즐겼다.

하지만 돈이 떨어지자 문씨는 돈을 손에 쥐었던 범행 순간이 떠올랐다. 그리고 집을 나와 골목길에 주차된 차량의 문을 열어보기 시작했다. 경보음이 울리면 도주했고 문이 열리면 차량 내부를 뒤져 현금만 빼냈다.

취직을 해보려고 노력도 했지만 쉽지 않았다. 돈을 쉽게 만질 수 있다는 유혹에 넘어간 문씨의 범행은 일주일 간격이던 것이 이틀에 한번꼴로 잦아졌다.

그리고 인적이 드문 새벽 1시께 집을 나서 상의에 달린 모자를 푹 눌러쓴 뒤 5시까지 목적지를 정하지 않고 한적한 골목길만 골라 다니며 수백대의 주차 차량 문만 열어보고 다녔다. 남구에서 시작된 발걸음은 서구와 북구까지 이어졌다.

이렇게 하다보면 문이 잠겨있지 않은 차량 3~4대는 발견됐다. 차량에 큰돈은 없었지만 동전을 비롯해 비상금으로 넣어둔 1만~2만원은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차량 한대를 터는데 처음에는 1~2분이 걸렸지만 반복해 하다보니 돈이 있을만한 장소를 한 눈에 알게돼 나중에는 30초도 걸리지 않았다.

문씨는 골목길에는 CCTV 등이 설치되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의 범행 순간은 차량에 설치된 블랙박스에 고스란히 녹화됐고 경찰에 전해졌다. 경찰은 이를 토대로 잠복에 들어가 차량을 털고 나오는 문씨를 현장에서 붙잡았다.

광주 남부경찰서는 26일 광주 곳곳에 주차해 둔 차량 50대에서 현금 수백만원을 훔친 혐의(절도)로 문모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 조사에서 문씨는 "생활비가 부족해 잠기지 않은 차량에서 금품을 훔쳤고 습관이 돼 상습적으로 차량을 털게 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차주의 순간적인 방심으로 차털이의 범행 대상이 된다"며 "최근 이를 노리는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으므로 잠시 정차를 할 때도 차량 문을 잠그는 습관을 들이는 게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뉴시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시스 뉴시스

기자의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