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 의혹을 수사중인 이광범 특별검사팀이 25일 이시형(34)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한 가운데 '서면조사'로 끝냈던 지난 검찰 수사와 대조적인 모습을 보여 이목을 끌고 있다.
특검팀은 초반부터 수사의 고삐를 바짝 죄는 광속 행보로 주목받았다.
수사 첫날 시형씨를 비롯한 청와대 관계자 10여명을 출국금지했고, 이튿날에는 이 대통령의 큰형 이상은(79) 다스 회장과 시형씨의 사무실 및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이어 수사에 착수한지 9일 만에 대통령의 아들인 시형씨를 전격 소환했다. 매입자금 일부를 대준 이 대통령의 큰형 이상은(79) 다스 회장에 대한 소환도 예고한 상태다.
특검팀은 시형씨 명의로 된 금융계좌와 이메일 계정 등에 대한 분석도 마쳤다. 청와대의 김세욱 전 선임행정관과 경호처 직원, 농협 청와대지점장, 부동산 중개업자, 세무사 등 매매거래에 관여한 주변 인물에 대해서도 기초적인 조사를 끝냈다.
특검팀이 이처럼 수사에 속도를 내면서 당초 마지막에 부를 것으로 예상됐던 시형씨도 보름 이상 앞당겨 소환했다.
이렇게 되자 특검팀 주변에서는 핵심인물로 거론된 시형씨 대신 다른 윗선을 보고 있는게 아니냐는 관측이 거론될 만큼 특검팀의 수사 행보는 연일 관심을 끌고 있다.
반면 이 사건을 먼저 수사한 검찰은 정반대의 평가를 받았다. 주요 인물을 소환조사 대신 서면조사로 대체하거나 압수수색을 생략하기도 했다.
검찰은 수사과정에서 피의자 신분인 시형씨에게 서면답변서를 받고는 논리적으로 흠잡을 데가 없어 직접 검찰청사로 불러들이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시형씨의 서면답변서 내용에 검찰이 혹시 수사 결과를 짜 맞춘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불거질만 했다.
같은 피고발인인 임태희(56) 전 대통령 실장, 김백준(72)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 등에 대해서도 소환조사 없이 무혐의나 고발 각하 처분을 내렸다.
특히 'MB집사'로 불리는 대통령의 최측근 김백준(72) 전 총무기획관에겐 소환 통보 대신 "청와대가 시형씨에게 특혜를 제공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의 소명서만 제출받고 수사를 마무리했다.
검찰은 김인종(65) 전 청와대 경호처장를 가장 '윗선'으로 보고 진짜 '윗선'에 대해선 수사를 확대하지 않았다.
김세욱(58·별건 구속기소)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실 선임행정관이 최근 특검 조사에서 매매금액과 세금 등 사저부지와 관련된 전반적인 사항을 김 전 총무기획관이 직접 지시했다고 진술한 점을 감안하면 검찰의 부실수사 논란이 다시 상기될 수밖에 없다.
검찰은 사건의 직접적인 당사자이자 실마리를 풀 수 있는 핵심인물에 대해서도 소극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11월말 내곡동 토지 매도인인 유모(56)씨가 한국에 입국해 5일간 체류한 사실을 알고도 늑장을 부리다가 조사하지 못해 청와대를 의식한 '눈치보기 수사 아니냐'는 질타를 받기도 했다.
대통령 일가가 얽힌 같은 사건을 놓고 수사가 서로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면서 특검의 칼끝이 어디까지 향할지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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