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마트 선종구(65) 회장 일가의 국외 재산도피 및 증여세 탈루 의혹을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검사장 최재경)는 19일 선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16시간여 동안 강도 높은 조사를 벌였다.
검찰은 이날 오전 9시10분께 선 회장을 소환한 뒤 다음날 새벽 1시30분까지 16시간여 동안 조사를 진행했다.
검찰은 선 회장을 상대로 유럽 조세피난처에 세운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1000억원대의 돈을 빼돌리고, 역외 탈세로 마련한 자금 중 일부를 자녀들에게 넘기면서 거액의 증여세를 탈루한 의혹과 관련해 사실관계를 확인했다.
특히 아들 현석(36)씨 명의로 200만달러짜리 미국 베버리힐스 고급빌라를 사들이는 과정에서 불법 증여가 있었는지 집중 추궁했다.
반면 당초 금융당국으로부터 수사의뢰를 받았던 재산 해외도피 혐의는 입증하는 데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또 선 회장이 홍콩계 사모펀드인 어피니티 에쿼티 파트너스(AEP)에 지분 13.97%를 전량 매각하고, AEP가 다시 2007년 말 유진그룹에 재매각하는 과정에서의 횡령·배임 의혹에 대해 조사했다.
유진그룹은 당시 재매각 입찰가를 1조9500억원으로 적고도 2조원 넘게 써낸 GS리테일을 제치고 최종 인수자로 낙찰받았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선 회장이 유진그룹이 최종 인수자로 선정되도록 힘써주는 대가로 경영권을 보장받고 부당이득을 챙기는 등의 이면계약을 맺은 정황을 확인했다.
실제 하이마트 2대 주주(17.4%)인 선 회장은 유진그룹이 대주주(31.3%)가 된 이후에도 계속 경영권을 행사해 왔다.
검찰은 또 선 회장과 현석씨, 현석씨가 최대주주로 있는 IAB홀딩스 등이 하이마트 상장 6개월 전인 2010년 12월 유진그룹으로부터 주식 100만주(5.26%)를 사들여 배 가까운 시세차익을 얻은 과정의 불법행위 여부에 대해서도 캐물었다.
검찰은 하이마트 납품중개업체 수 곳에 지인과 친구 등을 앉힌 뒤 각종 리베이트를 받은 정황도 포착, 이같은 수법으로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했는지도 추궁했다.
검찰은 이 외에도 선 회장이 1500억원을 투자한 강원 춘천 인근 E골프장 회원권을 납품업체에 강매했는지와 고액 연봉을 받는 과정에서 불법이 있었는지 등도 조사했다.
그러나 선 회장은 검찰조사에서 주요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선 회장측 변호인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검찰에서 해명할 부분이 많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구체적인 내용을) 미리 언론에 얘기하면 혼선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더 이상은 노코멘트"라고 확답을 피했다.
앞서 선 회장은 이날 오전 9시10분께 검정색 고급 승용차를 타고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사에 출두하며 '해외 재산도피 및 탈세 등 혐의 인정 여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성실하게 잘 해명하고 나오겠다"고 짧게 대답한 뒤 조사실로 향했다.
조사를 마친 뒤에는 취재진의 쏟아지는 질문에도 불구하고 입은 굳게 다문채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검찰은 이에 앞서 현석씨를 15~17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했다. 유진그룹 유경선(57) 회장과 하이마트 김효주(53) 부사장도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이르면 20일께 선 회장을 재소환한 뒤 이번주 선 회장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할 계획이다. 유 회장과 김 부사장도 함께 일괄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대검 관계자는 "국외 재산도피 외에 증여세 탈루와 횡령, 배임 등 혐의에 대한 수사는 상당한 진전이 있다"며 "조사결과 등을 토대로 사법처리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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