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박희태 국회의장 한남동 공관 방문조사 벌여

유은영 / / 기사승인 : 2012-02-20 16: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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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봉투 살포 지시 안했다" 혐의 부인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의 정점에 서 있는 박희태 국회의장이 19일 검찰 조사를 받았다.

박 의장은 지난 1997년 김수한 국회의장을 포함해 현직으로서는 검찰 조사를 받은 두 번째 의장이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검사 이상호)는 이날 오전 10시께 서울 한남동 국회의장 공관 접견동 2층에 있는 접견실 중 한 곳에서 박 의장에 대한 조사를 벌였다.

조사는 3부(府) 요인인 현직 국회의장에 대한 예우와 전례에 따라 공관에서 진행됐으며 수사팀도 이 부장검사와 송강(연수원 29기)·박태호(연수원 32기) 검사, 수사관 등 필요인력만 참여했다.

박 의장의 진술이 핵심 증거가 되거나 진술 번복 가능성이 있는 것이 아니어서 영상녹화는 하지 않았다.

조사는 통상적으로 수사관이 실시하지만, 이번 조사는 문구 하나하나가 중요하다는 검찰의 판단에 따라 송·박 검사가 직접 번갈아가며 박 의장을 신문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검찰은 또 박 의장이 고령임을 감안해 1시간여 동안 조사를 한 뒤 접견실 옆 연회장에서 10~20분씩 휴식을 취하게 하는 식으로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는 오전 10시께부터 낮 12시까지 한 차례 진행한 뒤, 점심식사 후 오후 1시30분께 재개했다. 검찰은 박 의장에 대한 재조사를 전제하지 않고 있어 자정을 넘겨서라도 조사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검찰은 이날 박 의장에 대해 피의자 또는 참고인 등으로 신분을 확정하지 않은 채 '조사대상자'로만 분류했다.

박 의장은 지난 2008년 7·3 전대 당시 당 대표에 당선되기 위해 소속 의원과 대의원들에게 돈 봉투를 뿌려 표를 매수한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검찰은 박 의장을 상대로 전대 당시 선거캠프에서 돈 봉투를 뿌린 과정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했는지와 보고를 받았었는지 등을 추궁했다.

당시 선거 하루, 이틀 전 새누리당 고승덕 의원실에 전달한 현금 300만원과, 안병용(54·구속기소) 은평갑 당협위원장이 구 의원 5명에게 건넨 2000만원 등 돈 봉투 살포에 박 의장이 개입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은 또 선거캠프의 선거자금 출처와 조성 과정, 사용처 등에 대해서도 캐물었다.

검찰은 박 의장 측이 전대 직전 거액의 수표를 현금화한 정황과 박 의장 명의의 마이너스 통장에서 인출한 자금의 사용처를 의심하고 있다.

박 의장은 조사에서 의혹에 대해 적극적으로 소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돈 봉투가 뿌려졌다는 것을 추후에 보고받았을 뿐, 당시 직접적으로 이를 지시하지는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 의장은 지난 13일 국회에 사퇴서를 제출하면서 기자회견을 통해 "여야를 떠나 우리 정치권의 오랜 관행이었다고 변명하거나 회피할 의사는 추호도 없다"며 돈 봉투 관행을 일부 인정했다.

그러면서 "유구무언의 송구한 심정"이라며 "모든 책임은 제가 다 안고 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함께 검찰은 이날 오전 11시께 박 후보선거캠프에서 공보·메시지 업무를 맡은 이모(50) 국회의장 정무수석비서관을 검찰청사로 소환해 보완 수사를 벌였다. 박 의장과의 '원거리 대질신문'은 진행하지 않았다고 검찰은 전했다.

전날에는 조모(51) 국회의장 정책수석비서관을 비공개 소환해 조사한 뒤 귀가조치했다.

조 비서관은 박 후보캠프에서 재정 업무를 총괄, 돈 봉투 전달 지시와 선거자금 조성에 동시에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이들 소환과 관련해 "특별히 의혹이 새로 제기돼 소환한 것은 아니다"며 "기존에 나왔던 의혹과 관련해 보완할 것이 있어 조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박 의장에 대한 조사를 토대로 박 의장과 김효재(60) 전 청와대 정무수석, 조 비서관, 이 비서관, 고모(41) 전 비서 등 관계자에 대한 사법처리 여부와 수위도 결정할 계획이다.

이어 이르면 이번 주 중 이들에 대한 사법처리와 함께 수사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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